사회로부터 끊임없이 책임과 의무를 요구받는 교사들이 고통스럽다고 말하는 것은 게으름뱅이의 변명밖에 되지 않는 것 같다. 교육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면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은 가장 구체적인 현장에 있는 교사들임은 분명하다. 그래서 교원을 평가하여 문제점을 찾아내 교사의 자질을 향상시키겠다거나 부적격 교사를 가려내겠다는 사회적 요구는 당연해 보인다. 최근 몇 년 동안 교육의 문제는 정말 심각하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교육 붕괴라는 말을 언론이 쓴 것을 보면 분명하다.제대로 검토해서 준비한 교육정책은 별로 보이지 않고, 선진국이 그러했으니 우리도 그러해야 한다고 어느 날 합의되지도 않은 정책을 실시하겠다고 공표를 하고, 거기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일부 잘못한 교사들의 일만을 부풀려 모든 교사가 다 그러하다는 식으로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대통령 공약 사항으로 교육재정을 제대로 확보한다고 했지만 잊혀진지 오래된 얘기다.
우리 시대 교사가 선 자리를 살펴 보면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 과도한 노동의 현장이라는 생각이다. 한 명의 초등교사가 10개의 교과를 담당하기도 하고 주당 30시간 이상의 수업을 해야 하는 실정이라면 교육의 질은 너무도 뻔한 것 아닌가 말이다. 거기다 숙제검사와 생활지도까지 더해지면 그 노고에 입이 벌어져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중학교 교사들의 근무여건도 비슷하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수업시수가 적당한 곳은 고등학교다.
그렇다고 고등학교 교사들이 편한 것은 아니다.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철저히 대학입학시험 준비에 복무해야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교사들은 봉급을 더 달라고 요구하기보다 교육의 질을 위해서 근무여건을 개선시켜 줄 것을 요구한다. 표준수업 시수를 법제화하고, 초등학교의 교과전담제를 확대하여 실시하고, 교원의 수를 법정 정원대로 확보하기를 바란다는 것이 그것이다.교사들의 요구를 사회가 선뜻 받아들이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 요구가 교사의 사회적 사명을 위한 것이라면 당당히 주장해야 한다. 우리 시대 교사가 선 자리는 바로 그것을 주장하는 자리라는 생각을 한다.
그것이 가시방석이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