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어곡초등학교 학생들이 은어, 송어, 참게 등 2만 5천여 마리의 치어를 방류했지만 불과 한 달만에 폐사할 정도로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었다. 양산천의 지류인 유산천은 어곡(漁谷) 어곡(漁谷)천으로 불릴 만큼 맑은 계곡물에 다양한 물고기들의 서식처로 소문난 명소였으나 유산천 주변에 어곡, 유산, 양산공단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물고기들이 살지 못하는 오염하천으로 전락했다. 또한 수달의 서식지로 알려지면서 관련 학계 및 환경단체들의 주목을 받은 내석천 일대는 시가 양산하수종말처리장 관로설치를 위해 상북면 구간에 하상을 마구 파헤쳐 이제 수달의 흔적을 찾기가 힘들어졌다. 양산이 도시화되면서 공단이 들어서고, 인구 유입으로 생활하수 발생량이 늘어나면서 하수종말처리장 및 하수관거 사업이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양산천은 물고기가 살 수 없는 죽음의 하천으로 변해갔다. 양산의 문화를 간직해온 생활의 터전양산천은 양산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면면히 이어온 생명의 강이다.
20여년 전만 해도 은어 떼가 줄을 지어 돌아오고, 어린 아이들이 멱을 감으며 동네 어귀를 흐르는 강을 마주 보며 사람과 하천이 한데 어우러진 공동체를 만들어 왔다. 양산천은 길이 16Km, 유역면적은 42㎢으로 영축산과 천성산에서 시작해서 하북면 용연리에서 합류, 물금읍에 이르러 낙동강 본류에 흘러든다. 양산천은 하천의 폭이 좁은 데다 하천이 직선으로 흘러 예로부터 범람의 피해를 입어왔다. 영조 18년(1742)에 축조된 상개천언(上開川堰)처럼 인공 제방을 쌓아 수해를 막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많은 하천이다. 특히 물금지역은 양산천 하류에 위치해 양산천이 운반해온 두께 10~30m의 연약지층으로 이루어진 평야가 있는 곳이다. ‘메기들’로 불리는 물금평야는 가뭄 때를 제외하고는 늘 메기와 자라가 서식하는 습지로 지금은 양산컨테이너 기지와 신도시 조성으로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새로운 공동체를 위한 시민의 공간오염된 수질이 조금씩 개선되면서 여름철 더위를 피하기 위해 양산천을 찾는 사람들,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종합운동장이 세워진 영대교 부근에 조성된 양산천 수변공간에는 아침 저녁으로 건강을 위해 운동을 나선 시민들을 만나는 일이 어렵지 않다. 그리고 시청 홈페이지에는 양산천에 수변공원을 조성해야 한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청계천 복원 사업으로 하천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높아진 이 때 양산천의 미래를 그려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정부는 이미 친환경 국토건설을 목표로 2011년까지 도시별 테마 생태하천지구를 조성하는 데 1조1천81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미 유산천이 환경부에서 지정한 자연형 하천복원사업 대상지로 내년부터 14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게 된다. 시민과 하나되는 양산천, 자연으로 거듭나는 양산천이 먼 미래의 일이 아닌 셈이다. 함평군의 경우 나비축제와 연계하여 함평천을 나비 생태지역으로 조성함으로서 지역에 새로운 이미지 제고는 물론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하천 복원이 단순한 웰빙 바람이 아니라 지역경쟁력을 나타내는 새로운 지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양산천의 복원과 이용에 있어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자연형 복원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양산천의 파괴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는 서울 강남구의 양재천 복원사업을 따라 각 지역별 하천의 특성을 무시한 획일적인 하천복원이 이루어진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계획에서부터 관리까지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양산천을 위해 준비해야할 일은 먼저 양산천을 이해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온천천네트워크 이준경 사무국장은 “하천복원계획을 세우려면 최소한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하천 생태, 환경, 복원 방향에 대한 현장 점검과 하천지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선행되어 관에서 계획하고 있는 하천복원계획에 시민의 의견을 반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별취재팀: 이현희 기자, 오정숙 기자*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