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수준별 수업과 전교조’라는 제 글과 관련해 선생님께서 시민신문 홈페이지에 올리신 글 잘 보았습니다. 전교조 활동을 열심히 하시는 선생님들께서 제 문제제기를 무례하다고 느끼실까봐 좀 걱정이 되었는데, 선생님께서 진지한 답글 주신 점 고맙습니다. 전교조의 의사소통 방식에 미비한 점이 있으며 앞으로 더욱 개선시켜야 한다는 데 저와 선생님의 생각이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현장의 역동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신 부분에 대해 저도 공감합니다. 다만, 각론에 있어서는 약간의 이견이 있는 듯해 제 생각을 좀더 말씀 드려볼까 합니다.선생님께서는 “전교조 조합원이 10만”에 가까우며 “게다가 전국 각지에” 있으므로 “불거지는 사안마다 토론하고 의견수렴을 할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따라서 “선거를 통해 치열하게 논쟁하고 설득하여 당선된” 지도부가 정책을 “기민하게 판단”하고 결정하는 게 적절하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이 대목에 있어서는 부분적으로 동의하고 부분적으로 동의하지 않습니다.저 역시 모든 사안에 대해 전체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여 합의를 이루어가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많은 경우 지도부가 조합원에게서 위임받은 권한으로 조정하고 운영해 가는 게 효율적이겠지요. 그러나, 수준별 수업을 포함한 특정 교육정책들의 경우 보다 신중하고 합리적인 절차를 거치는 게 마땅하다고 믿습니다. 예컨대, 비록 ‘조합원이 10만’에 가깝고 ‘전국 각지에’ 나뉘어 있지만, 지역별로 혹은 전국적으로 해당 교과 교사들의 공청회나 세미나를 갖는 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요? 또한, 온라인상으로 격의 없는 토론과 설문조사를 한 뒤 그런 내용을 참고로 하여 집행부가 결정을 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요? 이미 그런 모범적인 의사소통 구조를 갖추고 생산적인 토의가 활성화되어 있는 전국적인 단체가 제법 있습니다. 저는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현장의 역동성”과 “개방적인 의사소통 구조”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라고 믿습니다.전교조와 관련된 제 글들이 이 선생님처럼 헌신적으로 수고하시는 분들께 공연한 딴지걸기로 여겨지지 않길 바라며, 혹 불쾌하신 대목이 있었다면 너그러운 이해와 아량 바라겠습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즐거움과 보람이 충만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박민영/개운중학교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