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박민영의 세상엿보기] '박재동의 별별이야기'..
사회

[박민영의 세상엿보기] '박재동의 별별이야기'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11/11 00:00 수정 2005.11.11 00:00

박재동 화백이 우리 학교 아이들을 위한 강연을 해주기로 하셨다. 참 고마운 일이다. 그가 몇 년간 고등학교 미술 교사로 재직했고 지금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많은 이들은 ‘박재동’이라는 이름을 들을 때 ‘교사’나 ‘교수’보다는 ‘시사만화가’로서의 그를 떠올린다.

그렇다. 누군가 자신의 논문에서 “한국의 시사만화는 ‘박재동 이전’과 ‘박재동 이후’로 구분해야 한다”고 한 것처럼 박재동의 ‘한겨레 그림판’(1989-1996)은 당대의 사회, 문화적 상징성을 지닌다. 그 시절 “오늘 박재동(의 만평) 봤어?”라는 말로 대학 친구, 직장 동료와의 첫마디를 나눈 이들이 많았다는 <월간 신동아> 모 기자의 회고가 결코 과장만은 아니다. 요즘 <미디어다음>과 <교육희망> 등에 연재하는 만화로 인기 높은, 신세대 작가 강풀(본명 강도영)도 “대학 시절 박재동 화백의 만화를 보고 충격을 받아” 만화가가 되었다지 않는가?

그의 시사만화는 촌철살인의 비판의식과 함께 창의적인 사고와 개성이 깃들여 있어 참으로 빛이 났다. 최근에서야 나는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 ‘창의적 사고’에 관한 박화백의 글이 실려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의 글을 읽어보니 참 다정다감하다. 신문사에 근무하던 시절 그날의 만화를 최종 탈고하기까지 고민하고 수정하며 작품을 완성해 가던 과정을 알기 쉽게 들려주면서, 개성 있는 시각을 발전시키는 법을 아이들에게 설명해 주고 있다.

박재동이 시사만화에서 애니메이션 창작으로 무게 중심을 옮긴지 제법 되었지만, 그가 약속한 ‘제주 4.3사건’을 다룬 가족용 애니메이션은 아직 꽤나 더 기다려야 할 듯 하다. 하지만, 최근 그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만든 ‘사람이 되어라’라는 제목의 흥미롭고도 교육적인 애니메이션을 세상에 선보였다.(6개의 옴니버스 애니메이션으로 이루어진 <별별이야기> 속의 한 작품임) <월간 우리교육>에서는 박재동의 ‘사람이 되어라’를 두고 “날카로움과 따스함이 동시에 배어 있는”이라는 수식어로 호기심과 기대를 한껏 고조시킨다. 11월 일부 극장에서 이미 개봉된 이 애니메이션은 영화관에서나 집에서 DVD로 한번쯤 볼만한 작품인 것 같다.

(시민신문사 측의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운 이런저런 개인적 이유가 있긴 했지만, ‘세상 엿보기’란 그럴 듯한 제하에 칼럼을 연재하는건 저에게 퍽이나 주제넘은 일이었습니다. 혹 독자들 중에 ‘나이’로도 ‘경력’으로도 사회적 발언을 할 ‘급’이 안된다고 생각하여 필자인 저에게 정서적 거부감을 느낀 분이 있었다면, 심심한 유감의 마음을 전하며 연재를 마칩니다.)

박민영/개운중학교교사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