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의 날이요!"아마 많은 이들이 그 진원지가 매점아주머니다, 모 제과 회사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빼빼로 데이라고 말할 지도 모르겠지만 경남 양산에 소재해 있는 웅상초등학생들 만큼은 '농업인의 날'이라고 크게 외친다.11일 전날이었던 10일은 학교 앞 정문에서 학생들에게 11일은 농업인의 날이니 학우들끼리 빼빼로 교환을 자제하고 차라리 '우리의 떡을 전하며 마음을 나누자'는 피켓팅을 벌이기도 했다.
◆올해부터 전교생이 동참하는 행사로 발전
이 행사를 진행하게 된 오근태 교사에 따르면 웅상초등학교의 이 떡나누기 행사는 작년부터 하게 된 것이 그 시작이라고 한다.우연히 달력을 보다 11월11일이 빼빼로데이 이기 이전에 농업인의 날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 날을 의미 있게 되새겨보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던 차에 가래떡을 나누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작년 처음으로 행사를 시작할 때에는 전교생이 참가하지는 않았다.뜻이 통하는 선생님들과 함께 행사를 진행해 참가하게 된 학급이 총 18학급 중 13학급.뒤늦게 그 사실을 알게 된 이 학교 김상민교장이 "왜 그렇게 좋은 행사를 전교생이 다 같이 참가하지 않냐"고 해 올해는 전 학급이 참가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이하는 농업인의 날 기념 일명 '가래떡데이'."떡만 나눠 먹는 것이 아니라 오전 수업을 마치고 오후부터 우리나라 농민들의 노고에 대해서도 기리고 '농업바로알기퀴즈'도 풀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전반적인 행사의 내용입니다"
◆나쁜 건 어른들의 잘못된 상술
물론 오근태 교사에 따르면 이 떡나누기 행사로 인해 아이들이 빼빼로데이의 풍습(?)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라고 한다."사실 아이들이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 빼빼로데이를 이용해 과자의 판매를 무분별하게 부추기는 어른들의 상술이 문제겠지요. 이런 행사를 통해서 아이들이 11일이 빼빼로데이이기 이전에 농업인의 날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농민들이 한해 땀 흘려 만든 쌀로 만든 떡을 나누며 농민들이 얼마나 고마운 존재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면 그것으로 일단 만족입니다. 그러고 보니 예년에 비해 올해 빼빼로를 나누는 아이들이 정말 눈에 띄게 줄었네요. 바로 그게 교육적 효과가 아닐까요?"떡나누기 행사 이외에도 '우리차 마시기', '농업바로알기퀴즈대회', '우리 과일주스 만들어 먹기', '책갈피 나눠주기' 행사를 펼쳐 아이들의 호응을 얻었다."일단 아이들이 너무나 즐거워하면서 행사에 참여하더군요. 이런 행사들이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점차적으로 퍼져 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선택은 아이들의 몫이지만 분명 아이들도 뭔가 느끼는 점이 있다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