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장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교육사업을 벌이는 것은 실적주의적 측면이 강하고 무성의한 결과만을 초래했다. 시정에 책정된 교육지원금도 증가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사용을 위한 청사진을 마련하지 못하고 단순한 시설투자만 이루어지고 있을 뿐이다.
누구나 교육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없다. 양산 최대의 화두가 되고 있는 ‘교육’을 다방면에서 교육에 종사하고 있고,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과 함께 우리 지역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교육발전 좌담회 1차 회의 패널명단 사회: 전영준(양산시민신문사 편집장)
패널: 정우진(청소년문화의집), 박영휘(학부모대표), 고정숙(양산중학교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학부모회장), 박영진(노동상담소 교육노동분과장), 유병준(전교조 양산지회)본사는 양산교육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생각하고 양산교육이 신뢰받는 길을 다같이 모색하기 위해 ‘양산교육발전을 위한 좌담회’를 개최했다.
11일 오후 7시 본사 회의실에서 전영준 편집장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회에는 정우진, 박영휘, 고정숙, 박영진, 유병준 등 5명의 패널과 김형동 양산시 기획예산담당관 등 10여명의 참석자들이 자리를 함께 해 두 시간 동안 양산 교육문제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전영준: ‘오늘 이 자리에서는 양산교육을 위해 가장 우선해야 하는 과제는 무엇인가’에 대해서 논의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양산교육이라고 하면 대단히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처럼 인식되고 접근하게 됩니다. 그리고 실제로 학부모들이나 교육주체들은 양산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양산교육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요소들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토론을 나눠봤으면 합니다. 고정숙: 가장 먼저 우선해야 될 과제는 양산에 좋은 아이들이 부산, 울산 등으로 많이 빠져나간다는 것입니다. 대체로 상위권의 아이들은 타 지역의 좋은 학교로 빠져 나가는 경향이 짙습니다. 해서 인재유출 예방에 가장 먼저 중점을 둬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유병준: 인재유출이라는 측면은 학교 현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하겠지만 우리보다 더 큰 지역에서도 이런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히려 제가 몸담고 있는 공립학교의 입장에서 보면 인재유출보다는 인성교육의 문제가 더 큰 문제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영휘: 고등학교를 진학하는 자녀를 둔 어머니들이라면 어떤 고등학교로 진학 시킬까라는 고민을 많이 하게 됩니다. 하지만 양산은 몇 개 안되는 고등학교 간 서열화가 이루어져 있어요. 평가가 좋지 않은 학교에 진학하게 되면 아이뿐만 아니라 보모들도 열등감에 휩싸이게 되고요. 그래서 위장전입을 해서라도 평준화가 이루어진 부산등지로 보내려는 생각을 갖게 되는 거죠. 근거 없이 서열화도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박영진: 문제는 교육의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인가 하는 것이죠. 인성교육이냐 대학입시냐 하는 것인데, 일단 인성교육 쪽으로는 먹혀들어 가는 토양이 아니라는 것이죠.
고정숙: 양산은 특히 부산이나 타 지역에 비해 학원이 학교보다 더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양산이 타 지역보다 학교 수가 적어서 각 학교별로 학원수업을 진행하다 보니까 문제점이 발생하는 것 같은데, 학원의 자료를 가지고 공부를 하면 일시적인 성적향상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깊이 있는 교육은 되지 못하죠.정우진: 양산의 경우 농어촌 특별전형이 있기 때문에 사실 편법을 써서라도 전입을 해 와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반대의 경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단순히 생각했을 때 교사의 자질에 대한 학부모들의 의구심이 있지 않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또한 양산은 중학교 진학 때부터 입시가 시작됩니다. 입시에 실패하면 낙오자가 되어버리고요. 작은 공간에서 청소년의 권리를 말살해 버리고 오로지 입시만을 목표로 나아가기 때문에 적성을 개발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이런 청소년의 인권도 중요하게 생각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인재유출, 학교 간 서열화 등
입시위주의 교육풍토가 문제전영준: 지금까지 논의된 문제를 살펴보니까 문제는 오로지 입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풍토가 문제다. 다 거기서 파생되는 문제들이란 말이죠. 그렇다면 양산이 그런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적 토양은 갖추어져 있는가라는 주제와 학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의식은 어떠한가라는 주제에 대해서 같이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고정숙: 며칠 전에 김양수 국회의원의 대토론회에 참석했었습니다. 그때 양산을 교육특구로 추진을 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관내 울타리를 먼저 잘 정비를 해놓고 특구로 지정해야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우선 울타리가 잘 정비가 되고 아이들이 역외로 나가지 않고 양산의 학교에 좋은 아이들이 골고루 섞여서 학교 간 근거 없는 서열화도 무너져 내려야 하지 않겠나 싶어요. 유병준: 지금 당장 급한 건 어떤 부모들이라도 아이의 인성교육보다는 조금이라도 좋은 대학에 가야 된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인성교육이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서열화의 경우 고착화를 어떻게 깰 것인가 하는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올해 고1부터 내신이 굉장히 중요하니까 서열화가 깨질 것이다라는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첫해인 올해, 그런 현상이 안 일어났거든요.그리고 참 무서운 게 하나 있습니다. 낙인찍힌다는 겁니다. 한번 낙인찍힌 학교는 회복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제도적으로 바뀌었다고 해서 서열화가 과연 깨질 수 있을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박영진: 양산교육은 소수의 사립고 몇 개가 주도적으로 이끌어 왔고, 공립고는 상대적으로 위축되어 있습니다. 서열화를 깨기 위해서는 소수의 사립고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선 어떤 중요한 흐름을 조성해야 하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평준화라는 것입니다. 전국 모든 학교에서 대입위주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양산은 몇 개 안되는 사립학교에 그것이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이 특별한 것입니다. 신도시 조성으로 앞으로 많은 공립학교들이 생겨날 텐데 그런 공립학교를 중심으로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소수 사립고 위주의 서열화 탈피
공립고 중심의 새로운 변화 있어야전영준: 양산 토박이가 지금 15%정도 될까요? 대부분이 다른 곳에서 이주해 왔습니다. 그래서 양산에 대한 자긍심도 없고 시민의식도 부족해서 굳이 양산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없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유병준: 실제로 학교에서 학생들이 양산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겁니다. 저는 이렇게 보고 싶은데, 양산은 부산과 울산 사이에 있는 지역이거든요. 또 경남은 경남이지만 경남같지 않은 경남이라는 겁니다. 우선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예전 농촌이었던 양산과 현재 농촌에서 도시로 바뀌고 있는 양산 가운데 어느 쪽을 양산이라고 생각하고 봐야할지를 고민해봐야 합니다. 이제는 새로운 양산상을 가져야 하고, 이후에 양산의 정체성과 자긍심에 대해 교육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박영휘: 양산에 대한 자긍심이라 하셨는데, 자긍심은 우리가 갖자고 의논한다고 해서 가져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교육에 대한 불신은 막연한 불안감인 것 같습니다. 그런 것들을 먼저 고민해본 사람들 가운데 누군가가 씨앗을 먼저 뿌려놓으면 큰 나무로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에도 학부모회나 학교운영위원회 같은 학부모 모임들이 있기는 한데 진정으로 깊이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그런 자리는 없는 것 같거든요. 똑같은 문제들을 누구나 다 가지고 있으면서도 함께 의논하지 못해서 하나의 목소리로 만들지 못하는 문제점들을 이런 자리를 통해서 조금 극복해 봤으면 합니다. 전영준: 이런 자리를 자주 마련하고 학부모님들도 자주 고민을 나누다 보면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도 나오리라 생각됩니다. 우리 지역에 학교운영위원회라든지 학부모회라든지 이런 단체들이 있는데, 그것들보다 좀더 의미 있는 활동을 하는 학부모 단체는 없을까요?고정숙: 현재 여러 단체가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단체의 임원들의 임기가 너무 긴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건전한 단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신선한 부모님들이 주축이 돼야 하는데 기존 단체의 임원들이 자신들만의 울타리를 치고 있어서 새로운 생각들이 개입하기 힘든 것 같아요.유병준: 건전한 학부모 단체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금 당장에라도 기존의 틀을 벗어나서 정말 고민하는 학부모들이 모여서 단체가 생긴다면 그건 정말 좋은 일이죠. 학교장이 커튼을 교체해야 하는데 하면 커튼이나 교체해주는 학부모단체는 안된다는 거죠. 박영진: 양산 지역에 전교조는 좀 오래됐지만 다른 학부모 단체는 없거든요. 그래서 결국은 소통구조 자체가 교사들 중심으로 올 수 밖에 없다는 거죠. 기존의 학부모단체는 친목단체거나 경제적 원조만 해주는 단체였기 때문에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죠. 그런 것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학부모단체가 만들어져서 같이 가야할 필요성이 있다는 겁니다. 정우진: 지금 제 생각은 좀 다른 것이 학생들이 그들의 눈으로 환경이나 인권을 이야기 하고 찾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왜 학부모들이나 기성세대의 눈으로만 찾으려고 하고 고정관념을 가질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교육현장에서도 학생들이 학교운영위원회에 일정부분 참여해서 발언권이 있을 때 전체적으로 조화가 맞는 것이지 어른들의 시각으로만 보는 것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또 하나의 문제는 양산의 우수한 학생들이 타지에서 우수한 교육을 받고 다시 양산으로 돌아오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타지에서 더 좋은 공부를 하고 다시 왔을 때 자신의 지식이나 재력을 양산에 쏟아 부을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져 있지 않다는 것이죠.새로운 양산의 정체성 정립
의식 있는 학부모 단체 필요전영준: 교육의 주체 중 가장 중요한 학생들 문제를 빼놓고 얘기를 했네요. 아주 중요한 문제를 지적해 주셨습니다. 이제 이번 좌담회 제 1주제를 정리하면서 패널들이 교사, 학부모, 시민단체로 구성된 양산교육연대(가칭) 구성을 제안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럼 이 문제는 일단 오늘은 제안을 해놓고 다음번 토론을 이어가면서 성숙시켜 봅시다. 양산교육문제에 대해서는 늘 고민을 가지고 조금 더 다듬어서 다음에 만났을 때는 더 심도 있는 얘기를 나눴으면 합니다. 긴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