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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양산 교육 발전을 위한 좌담회..
사회

양산 교육 발전을 위한 좌담회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11/18 00:00 수정 2005.11.18 00:00

지난 금요일 늦가을 비가 내리던 날 양산의 교육 문제를 토론하는 의미 있는 좌담회가 양산시민신문사 회의실에서 열렸다. 그동안 양산의 교육 문제를 두고 지역사회가 공적인 대화의 장을 마련하기는 했었지만, 교육의 구체적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대화가 아니었기에 아쉬운 점이 많았었는데, 이번 좌담회는 그 당사자들이 만나서 솔직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은 자리였다. 

4회로 기획된 첫번째 좌담회로 주제는 ‘양산교육을 위해 가장 우선해야 하는 과제는 무엇인가?’하는 것이었는데, 전교조 양산지회 대표로 참석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여러 가지 고민 끝에 참석하게 되었다.좌담회 참석을 위해 집을 나서면서 중학교 교사인 아내에게 물었다.
 “양산의 교육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뭐라고 생각해?"

 아내는 뜸을 들이더니, 흥분하지 말고 차분하게 말하고 오라면서 이렇게 말한다.
 “학생들이 방과 후에 취미활동이나 공부를 할 수 있는 시설이 절대 부족하다는 거예요. 이를테면 도서관을 크게 만든다든지. 방과 후에 뭔가 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시설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걸 빨리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좌담회에서 그걸 강조해서 말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좌담회에 좀 일찍 와 달라는 연락을 받고 30분 정도 일찍 도착했는데, 좌담회 토론자 중 한 분인 학부모님도 일찍 오셔서 미리 만나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조금 긴장한 모습으로, ‘나름대로 준비는 많이 했는데 솔직하게 얘기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고 걱정을 하신다. 그래서 편안하게 평소 생각하시는 것을 자연스럽게 말씀하시면 될 것이라고 하기는 했지만, 학부모로서 교육 문제를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매우 부담스러운 일임을 느낄 수 있었다. 질의 응답 시간에 예비 학부모 한 분은 또 이런 질문을 한다.

“내년에 학부모가 됩니다. 그런데 학교운영에 대해 학부모로서 비판을 하거나 하면 아이가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데 그게 사실입니까?”

학교 교육에 주체로서 참여하여 역할을 하고자 해도 자식을 볼모로 학교가 그것을 막고 있지 않느냐 하는 것이 질문의 의도일 것이다. 답변하기 어려웠다. 아니라고 자신 있게 답하고 싶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생각하는 양산교육의 문제는 우수한 학생들이 다른 지역의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문제, 지역 내 고등학교의 서열화 문제, 공교육의 문제, 인성교육의 문제, 사교육의 문제 등으로 우리 나라 교육의 전반적인 문제와 궤를 같이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쩌면 누구나 지적할 수 있는 뻔한 내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주체적으로 교육의 문제를 생각하는 자리였다. 토론의 내용과 결론을 떠나 교육의 문제를 사적 시·공간이 아닌 공적 시·공간에서 진지하게 다루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두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좌담회에 참석하고 와서 교육 주체로서 학부모의 참여와 역할은 어떠해야 하고, 지역의 교사로서 교사는 지역사회의 교육에 어떠한 책임을 다해야 하는가, 그리고 양산시와 지역 교육청은 또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흐뭇한 생각이 든다. 이번 일이 시금석이 되어 교육에 대한 소통과 공감이 꾸준히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양산남부고등학교 교사 유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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