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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할머니들의 한글작품 전시회..
사회

할머니들의 한글작품 전시회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11/25 00:00 수정 2005.11.25 00:00
'비뚤비뚤'우리 한글솜씨 어때?

'안녕한십니까 이소덕 할머니입니다 날씨가 많 싸 해졌습니다 벌써 계정이 바거 선니다 한글을 가르쳐 주신 수고에 대해서 많이 고맙게 새각합니다 안녕히거십시오 정영숙 선생님계'
 
강서동 주민자치센터 한글교실 할머니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한글 실력을 자랑하는 전시회를 열었다. 20일 열린 어곡동 주민공원인 '어실'의 명명식과 겸해 한글작품 전시회를 가진 것.

할머니들이 쓴 글은 띄워 쓰기는 커녕 맞춤법도 엉망이고 문장 부호도 없다. 하지만 비뚤비뚤하게 쓴 글에서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이 진하게 느껴진다. 이 밖에도 친구, 가족, 손자에게 안부를 묻는 내용의 글에서 그동안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강서동 주민자치센터는 지난 4월부터 한글을 배우지 못한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한글 교육을 실시해 왔었다.  

시대적 불운으로 또는 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인해 배우고 싶었지만 글을 깨우치지 못한 할머니들의 배움에 대한 열기는 상상을 초월했다고 한다.

매주 월요일과 토요일 두 차례 있는 수업은 출석률이 99%에 이를 정도.

정좌영 강서동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은 "할머니들의 배움에 대한 열기에 놀랐다"며, "앞으로 할머니들의 한글 실력에 따라 초급, 중급, 고급반을 편성하여 계속해서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일권 의원(강서동)은 전시되어 있는 할머니들의 작품을 보며 "어려서 이모님의 손에 자랐는데, 글을 몰라 군에 있는 조카에게 위문편지를 쓰고 싶어도 못 쓰셨던 이모님이 생각난다"며 "앞으로도 한글교실을 물심양면으로 기꺼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할머니들의 한글작품 30여 점은 어곡동 주민공원인 '어실'의 게시판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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