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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양산천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온천천네트워크‘부활..
사회

[양산천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온천천네트워크‘부활’을 꿈꾼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11/25 00:00 수정 2008.08.19 05:14
④ 양산천의 회복

도심을 흐르는 하천에 친수 공간을 확보하려는 시민들의 욕구가 시작되면서 ‘하천환경개선사업’ 또는 ‘하천환경정비사업’이란 하천사업들이 왕성하게 일어나게 된다. 하천을 이용하는 이수(利水) 기능과 물을 다스리는 치수(治水) 기능에서 환경 기능이 고려되기 시작한 것이다. 하천환경정비사업에서 하천복원사업으로의 전환은 이수와 치수 기능 중심에서 환경기능으로 하천사업에 대한 발상이 변해가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천공원화사업과 차별화되는 하천복원사업은 지역을 흐르는 하천을 복원해 지역 주민들과 하천 동?식물이 공존하는 생태계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자연을 포함한 옛 공동체의 회복이목표인 셈이다. 이러한 사업의 계획, 설계, 시공, 유지관리 모든 단계에서 지역주민들의 직·간접적인 참여가 기본이다.

 

시민이 만들어낸 온천천 복원 계획
절반의 성공, 남은 건 공동체의 부활

시민들의 마음 속에서 잊혀졌던 온천천이 다시 시민들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지난 11월 4일 부산시는 금정구 청룡2호교에서 낙동강 물을 하루 3∼5만t씩 온천천에 흘려보내는 통수식을 가졌다. 통수식 이후 온천천은 주변 시민들이 아침·저녁으로 운동과 휴식을 즐기는 명소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하지만 온천천의 변화에 깜짝 놀라는 시민들 사이에는 온천천의 변화를 이끌어낸 ‘온천천 네트워크(공동대표 김인태, 김좌관, 이길환)’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모두가 주목하는 청계천 복원 사업보다 사실 온천천 네트워크가 먼저 시작했다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홍보’와 ‘교육’의 힘

부산 금정구, 동래구, 연제구를 관통하는 온천천은 15.6㎞의 전형적인 도심 하천이다. 게다가 온천천 위로 지나가는 지하철은 온천천을 빛이 들지 않는 암흑의 하천으로 만들어 버렸다. 무분별한 하천정비사업으로 중?상류 구간이 온통 콘크리트로 덮어버려 생물이 살 수 없는 죽음의 하천이란 말이 딱 어울렸다.

변화는 소리없이 시작되었다. 1995년 ‘온천천 SOS 운동’으로 시작된 온천천 살리기 운동은 2000년 부산지역 4개 시민단체로 결성된 ‘온천천 네트워크’로 본격적인 온천천 르네상스 운동으로 전개된다.

온천천 네트워크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사업은 ‘홍보’와 ‘교육’이다. 시민들의 참여 없이 온천천 복원 사업은 성공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이다. 온천천네트워크가 결성된 2000년부터 온천천신문을 발간하고, 온천천 유역 주변 학교와 부녀회, 주민자치센터 등을 대상으로 하천복원에 대한 기본 교육을 실시해왔다. 물론 시민들의 반응이 처음부터 호의적인 것은 아니었다. 교육을 나선 온천천네트워크 상근자들이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다.

점차 환경 전반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온천천네트워크에서 주장해온 하천복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이 늘어갔다. 결국 지자체도 하천복원사업에 관심을 보이면서 온천천네트워크가 꿈꿔온 하천복원사업이 순풍에 돛을 다는 듯 했다.

시민전문가의 양성이 관건

온천천네트워크와 지자체의 관계는 협력과 갈등의 연속이었다.

행정편의주의 발상에 벗어나지 못한 지자체는 틈만 나면 실적 위주의 사업 진행이나 하천복원 사업을 우선순위 밖으로 내몰았다. 온천천네트워크는 시민들에게 홍보하기 위해 스스로 학습한 내용을 중심으로 전문가가 되어 행정을 견제했다.

‘시민들이 만드는 온천천 생태복원을 위한 마스터플랜’은 행정과 오랜 협력과 갈등 끝에 온천천네트워크가 이끌어낸 최대 성과이다. 많은 지자체들이 하천 복원 사업을 전문가들에게 용역을 주어 진행하는 관행에 비추어 볼 때 시민들이 만드는 복원 계획은 시민전문가의 양성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 지속적인 홍보와 교육이 온천천의 부활을 꿈꾸는 시민 전문가 집단을 만들어 낸 셈이다. 이들은 온천천의 생태를 직접 조사하고, 필요한 하수 시설과 부족한 유지용수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찾아 온천천 15.6㎞ 전 구간에 대한 복원 계획을 수립했다.

절반의 성공, 절반의 과제

온천천네트워크가 지속적 펼쳐온 홍보, 교육, 연구, 환경정화, 체험 프로그램으로 온천천은 큰 변화를 일으켜 이제 온천천 주변 집값이 상승하는 효과마저 보이고 있다. 하지만 10년을 맞이하는 온천천 살리기 운동은 ‘절반의 성공, 절반의 과제’를 평가는 맞이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상류 5.5㎞ 구간의 콘크리트 구조물 제거와 하수처리시설 문제 등 풀어야할 숙제들이 남아 있다. 또한 지자체장들의 전시행정, 치적행정으로 인한 과도한 체육시설 및 공원시설 설치, 공원화시설 유지비용 등의 문제를 견제해야하는 일이 남아 있다.
온천천 네트워크가 온천천 살리기 운동을 온천천 르네상스 운동으로 이름 지은 것처럼 ‘르네상스(Renaissance), 부활’이 오기까지는 시민들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별취재팀: 이현희기자, 오정숙기자

*이 취재는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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