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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양산 교육 발전을 위한 좌담회..
사회

양산 교육 발전을 위한 좌담회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12/02 00:00 수정 2005.12.02 00:00
<2> 고교평준화가 양산교육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1973년 당시 통계를 보면 소위 ‘중3병’에 시달리는 중학생이 전체의 27%에 달했다. 서울과 부산의 중학생중 1만5천여 명이 지방에서 전입한 학생이었으며, 중학생의 91%가 하루 4시간 이상 과외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학교 간 격차 해소, 과학 및 실업교육 육성, 지역간 교육 균형발전, 교육비 부담 경감, 학생의 대도시 집중 억제를 목표로 고교평준화를 실시했다. 2003년 현재 전국 12개 시?도 23개 지역, 총 36개 학교에서 고교평준화가 실시되고 있고, 전체 일반계 고교의 50.4%, 전체 고등학생의 68.1%가 평준화의 테두리에 있다.

하지만 양산의 경우 비평준화 지역으로 여전히 인재의 역외유출, 입시위주의 교육풍토, 학교 간 서열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고교평준화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고교평준화가 양산교육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에 대해 토론해 보고자 한다.  

지난달 25일 본사 회의실에서 ‘고교평준화가 양산교육에 어떤 변화를 가져 올 것인가’라는 주제로 제2차 양산교육발전을 위한 좌담회가 열렸다.

제1차 토론에서 양산교육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사립고 위주의 서열화, 입시위주의 교육풍토 등의 해결책으로 고교평준화가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 이번 좌담회는 양산지역 고교평준화의 당위성과 기대효과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영준: 오늘 이 자리에서는 양산교육발전을 위한 좌담회 두 번째 시간으로 ‘고교평준화가 양산교육발전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을 나눠봤으면 합니다. 

고정숙: 평준화를 반대하는 학부모들은 우수한 학생들을 더 우수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평준화라는 제도 속에서는 그것이 어렵다는 주장을 합니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평준화가 이루어져도 우수한 학생의 교육을 위한 학교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영휘: 지금과 같은 비평준화제도 하에서는 중학교 때부터 대부분의 학교에서 학생들의 입시교육을 이유로 방과 후 활동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정신적,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죠. 평준화가 이러한 입시위주교육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단순히 대학에 진학하는 것보다 더 큰 아이로 성장시킬 수 있는 것이죠.

이러한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지만 현재와 같은 서열화 시스템에서는 불가능합니다. 저는 비평준화 세대였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평준화가 됐던 시대에 학교를 다녔더라면 더 자신감을 가지고 부담 없이 학교생활을 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생각을 합니다.

하향평준화 우려 불식 위한
수준별 학습 등 대안 필요

이병규: 평준화로 인한 교육의 획일화에 문제는 가르치는 교과서가 거의 같기 때문에 획일화가 이루어지는 것이지 평준화로 인한 것이 아닙니다. 현재 평준화를 반대하는 세력들을 보면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고, 명문고가 사라진다는 것은 기득권이 사라진다는 것과 같죠. 이러한 기득권의 계급의 재생산적인 측면에서도 평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박영진: 평준화에 대한 피상적인 이해만 하고 있으면 입시결과에만 매달리게 됩니다. 보다 총제적인 입장에서 봐야만 합니다. 평준화라는 것은 상위 몇 %를 위한 왜곡된 교육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을 대중화 시키고 기회를 균등하게 만들어 주며 누구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죠.

또한 평준화가 되면 학교의 선택권을 침해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현재 특목고도 많이 생기고 자립형 사립고도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곳에 진학하고자 하면 얼마든지 진학 할 수 있죠. 평준화는 소수의 엘리트를 위함이 아닌 다수의 평범한 학생들을 위해 생각되어야 합니다.

이정희: 저는 개인적으로 평준화세대입니다. 당시에는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이 슬픈 일이었지, 어느 학교로 진학하게 되어 슬펐다는 것은 없었죠. 평준화였기 때문에 성적이 떨어졌다는 말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당시에도 명문대로 진학할 학생들은 다 진학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평준화가 되든지 안되는지 입시지옥에서 벗어나서 아이들이 좀 더 맑고 밝은 얼굴을 하고 주말에는 자신들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전영준: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평준화가 되어야 하겠군요.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객관적인 입장이 되기가 참 힘들죠. 평준화가 좋은 제도이기는 하지만 내 아이에게 불리하다 싶으면 반대하는 것이죠. 이런 점에서 학부모들이 좀 더 객관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이병규: 평준화가 이루어져 학교에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과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이 함께 있으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그럴 경우 공부를 잘하는 아이는 못하는 아이에게 지도를 할 수 있고, 공부를 못하는 아이는 잘하는 아이에게 지도를 받을 수도 있고, 그러면서 같이 성장을 한다는 것이 심리학적으로 이야기되고 있는 부분이죠. 이런 측면을 보면 학부모 욕심이라는 관점을 한번쯤 바꿔볼 필요가 있습니다.

소수 아닌 다수 학생 생각해야
학부모의 객관적인 시각 필요

전영준: 그렇다면 이미 평준화를 이룬 김해의 경우는 어떠한 절차를 거쳤으며, 우리 양산은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이병규: 김해의 요건을 살펴보자면 김해가 신흥도시라서 기득권을 가진 사람이 없었다는 이점이 있었습니다. 또한 김해는 전통의 명문학교가 있었다기보다 학교가 개교한 순서대로 서열화가 정해져 있어 서열화를 탈피하기 좋은 여건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산, 창원, 진주 등 인근의 도시들이 평준화가 이루어져서 있어 평준화를 위한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평준화가 경남 전체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양산은 분명 명분의 정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평준화를 위한 절차는 우선 전체적으로 시민들의 요구가 있어야 합니다.

시민들의 요구를 바탕으로 교육청의 타당성 조사에 착수 하게 되고, 용역조사를 거쳐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될 때 도교육청이 교육부로 입시제도 변경요청을 하게 되는 것이죠. 때문에 양산의 입장에서는 우선 평준화를 위한 여론을 형성해야 합니다.  

참석자(보광고): 양산지역 평준화를 논의하기에 앞서 지역의 구성원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양산지역은 60%가량이 지역의 노동자입니다. 공업지역이구요. 그러면서 도시와 농촌이 겹쳐져 있는 지역입니다. 이러한 현실적인 특성을 감안할 때 평준화논의도 지역적 특색을 살리는 차원에서의 논의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양산지역의 또 하나의 특징은 이 양산과 저 양산(웅상)은 전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단일 지역에서의 평준화모델이 양산 지역에서는 안 먹혀 들어갈 공산이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이전의 논의들로 대안을 제시하기는 상당히 힘들 것입니다.

지역 여론형성이 우선적 과제
지역적 특색 감안한 논의 필요

전영준: 그렇다면 지금까지 논의 되었던 양산 교육의 문제들이 평준화가 됨으로 인해서 다 해결이 될까요?

이정희: 지역의 각 학부모 단체나 교육단체들이 제 역할을 하는 상황에서 평준화가 이루어진다고 하면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민단체들의 활동이 평준화를 이루어 나가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 있느냐가 결국 관건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영진: 양산지역은 사립학교들이 강세이기 때문에 평준화를 잘못 시작했을 때는 다른 지역보다 심각한 부작용과 충돌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고교평준화는 분명히 풀어야 할 문제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비교육적인 문제가 있는데 그것을 그대로 둘 수는 없고, 양산의 교육문제를 해결한다는 측면에서 평준화를 모색하는 것이 여러모로 다 해결할 수 있는 방안입니다. 그래서 평준화는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라고 생각합니다.

박영휘: 지난번 대토론회에서 양산의 교육발전을 위해서 또 영어특구를 위해서 100억 정도의 예산이 쓰여 질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너무 성급하게 교육특구를 추진할 것이 아니라 그 예산이 대다수의 학생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제도에 쓰여 져야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평준화 논의도 성급하다 할 수 있겠으나 시급히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임에는 틀림없고, 서열화가 더욱 고착화되기 전에 평준화 논의가 이루어져야만 합니다.

고정숙: 양산시민들의 여론이 평준화로 모아지면 현재의 명문고들은 평준화의 틀 속에서 또 다른 학교의 색깔을 찾아 나가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논의가 계속 이루어진다면 반드시 해결책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학재단도 결국 평준화에 동참을 해야 할 것이라면 과감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더 늦기 전에 논의 이뤄져야
교육문제 해결 위한 대안될 듯

전영준: 오늘 평준화 논의는 '평준화에 대한 당위성은 있다하더라도 너무 급하게는 하지 말자’,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긴 호흡을 가지고 마냥 미루지는 말고 한걸음씩 나가자’는 것으로 정리될 것 같습니다. 조금 미숙하고 자세한 논의는 다소 미흡했으나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만 토론회를 정리하고 다음 토론회에서 뵙겠습니다.


정리-홍성현 기자 / redcastle@y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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