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산 공동환경조사 기간이 끝나고 12월부터 본격적인 경부고속철도 발파 공사가 시작되자 터널 구간 발파작업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도 되살아나고 있다. 천성산 터널구간이 300여m 떨어진 마을 뒷산을 통과하게 됨에 따라 개곡마을 주민들은 공사 시작부터 발파로 인한 고통을 호소해왔다. 또한 하루 2차례 실시되는 발파공사로 인해 주택 등 건물 일부에서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현장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업체는 발파작업 시 주민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민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현재 소음 및 진동을 측정한 결과도 법적기준치를 밑도는 수치라는 입장이다. 주민들은 개곡마을 90여세대 주민 대부분이 60대가 넘는 고령자라는 점에서 발파로 인한 소음 및 진동이 법적기준치를 초과하지는 않지만 심리적인 고통을 해소할 대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발파공사 재개 후 업체측과 주민, 양산경찰서 화약담당자는 발파 시간을 조율하기 위해 모였다. 당초 허가사항인 오전 6시에서 오후 10시 사이에 이루어지는 발파작업을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 야간발파를 자제하고 오전 8시에서 오후 6시로 조정하기 위해서였다. 경찰서 관계자는 “주민들의 민원이 발생함에 따라 발파 허가 시간 내에서 업체측과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들어보고 민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공사를 진행키로 중재 중”이라고 밝혔다.
공사 진행을 둘러싸고 주민과 업체측은 곳곳에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도로 폭이 3m 남짓한 마을 진입도로를 업체측이 공사를 위한 우회도로를 놔두고 마을 입구 도로에 연결되어 있는 다른 보수도로를 사용하고 있다며 특히 대형덤프트럭 등이 다니는 바람에 마을 주민들의 통행에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 보수도로 입구에는 주민들이 업체측 차량들의 진·출입을 막기 위해 설치한 새끼줄이 쳐져 있었다. 또한 주민들은 마을 입구에 시 지정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는 소나무가 대형차량 통행으로 인해 크게 훼손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개곡마을은 지난 68년 개발제한구역으로, 72년에는 상수원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가 크게 제약 당해온 지역이다. 현재 경부고속철도 공사 외에도 고압 송전탑 사업, 국지도 60호선 사업 등 국책사업으로 인한 피해를 입어왔다. 개곡마을 김종철 이장은 “국책사업이라는 명분으로 진행된 사업으로 인해 우리 마을은 이미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했다”며 “사람 사는 마을이 있다는 자체를 잊어버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