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 국회의 화두는 세 가지다. 농민, 폭설 그리고 사립학교법이다. 다시 둘로 나뉜다. 농민 2명이 죽었고, 폭설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현재형이다. 하지만 사학법 개정으로 인한 피해(?)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미래형이다.그런데 대한민국 국회에게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 중요한 것 같다. 매년 이맘 때 그랬듯이, 올해도 국회는 공전 중이다. 덕분에 내년 예산안은 거대 양당의 볼모로 잡혀 있다. 여당은 강제로라도 국회를 열겠다는 입장이고, 한나라당의 장외 투쟁 사기(?)도 하늘을 찌를 듯 하다. 12월 28일 현재 국회 모습이다. 의원 총회에 참여하고 사무실에 돌아 온 한나라당 김양수 의원의 얼굴은 그리 밝지 않았다.국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답답한 상황인데... 현 사태의 원인은 여당의 날치기 통과다. 1차적인 책임은 여당에 있다. 하지만 예산안 처리 시한이 불과 3일 밖에 안 남았다. 우리 당의 노선도 한 번 생각해 볼 문제다. 강경 투쟁을 하고 있지만, 우리 당에 대한 여론 지지도는 변화가 없다. 마이너스도 아니지만 플러스도 아니라는 얘기다. 이는 곧 현재의 강경 노선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별반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국민들이 모두 보고 있는데, 이제 그만 (국회로) 들어오면 좋을 것 같은데...안타깝다. 올해 개인적으로 가장 안타까웠던 일은 무엇인가.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실효성이 없다고 계속 주장했다. 그리고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서는 분양가 원가 공개, 분양권 전매 금지, 주택청 설립, 공공택지 공영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을 틈날 때마다 강조했다. 그런데도 정부와 여당은 일부만 받아들였다. 결국 서민을 위한 부동산 가격은 바로 잡히지 않았다. 이것이 가장 아쉽다. 반면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우선 대정부 질문이 언론으로부터도 많은 조명을 받았던 것 같다. 보람이 컸다. 2년 연속 국감 우수 의원, 참여 연대 등 시민단체로부터 ‘기억해야 할 의원’으로 선정된 것도 기억에 남는다. 국회의원의 활동은 크게 지역·국회·정당으로 나뉜다. 각각 결산을 해보자. 우선 올해 지역 활동은 어땠는가. 불교문화관광특구 지정 사업이 무산된 것이 가장 아쉽다. 핵심은 관광이었는데, 종교 문제로 비춰졌다. 반면 ‘교육문제 해소를 위한 대토론회’나 ‘회야강 살리기 토론회’등을 통해 개괄적이나마 앞으로 양산의 청사진을 제시한 것은 큰 성과라고 본다. 혹시 지역을 위해 구상중인 미 공개 공약이 있는가.아직은 없다. 다만 이미 내 건 공약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당장은 교육 특구 유치나 생태하천 살리기 등, 과거 이야기를 구체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 지역은 교육 문제 해소가 가장 시급하다. 교육 특구 지정은 반드시 이뤄낼 것이다. 국회(의정) 활동의 경우는 어떤가. 그리고 내년 목표는?우선 8.31 부동산 대책은 실패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부동산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의정 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또 경제가 어려운 만큼, 민생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전력투구할 것이다. 국회 재경위나 건교위 등 상임위 활동을 통해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 상임위를 건교위로 옮길 것인가. 주식 처분은 완전히 끝났는가.끝났다. 이제 주식 문제가 발목을 잡는 상황이 없어졌다. 소신에 따른 의정 행동이 전문성 강화라고 생각한다. 전문 분야를 살릴 수 있는 상임위에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건교위로 가서 실질적으로 피부에 닿는 법안을 만들겠다.아무래도 내 전문 분야는 부동산 문제인데, 재경위에서는 법 발의에 문제가 많았다. 사실 국회의원이 되면, 제일 먼저 발코니 개조 문제부터 합법화시켜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국민의 60%가 아파트에 거주하지 않나. 이게 현실이다. 그런데 그동안 법안이 만들어지지 않다 보니, 국민들이 법과 현실 사이에서 혼란스럽지 않았는가. 결국 국민을 범법자로 만들어 놓은 셈이다. 그래서 벼르고 있었는데, 그만 선수를 뺏기고 말았다.(웃음) 아쉽다. 공동주택 발코니 불법 개조의 합법화 필요성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열린우리당 박상돈 의원이 제기했다. 이후 건설교통부와 열린우리당은 당정 협의를 통해 “앞으로 아파트 발코니 확장을 합법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면서 내년 1월부터 아파트 발코니를 개조할 수 있도록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했다.올해 정당 활동의 가장 큰 아쉬움은? 올해도 국민들이 정치권에 실망했다.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아쉽다. 내년에 지방 선거가 있는 만큼, 양산 지역에서 한나라당이 압승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김 의원은 그동안 줄곧 당론보다 소신에 따라 활동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지난 여름에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한나라당 의원 대부분이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그런데 끝까지 자리에 남아 있더라. 또 분양가 전면 공개나 분양권 전매 금지 전국 확대를 골자로 하는 주택법 개정안은 시민단체로부터도 상당히 급진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어떻게 생각하는가.국회의원은 독립된 입법 기관이다. 신분상 의무를 다한 것이다. 국민에 대한 나름대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한다는 것이 내 소신이다. 거기에 따른 것뿐이다. 좋은 소식이 없다. 그나마 좋은 소식도 황우석 교수 사태와 함께 날아가 버렸다. 상당히 답답한 연말인데, 지역 주민들에게...?지금 상황에서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것도 우스운 이야기 아니겠나. 고도성장이나 벤처붐이 일었을 때처럼, 이제 일확천금을 노릴 수 있는 시기는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 사회 양극화 현상은 피하기 어려운 대세다. 지금 우리 사회 구조가 그렇다. 따라서 어려운 사람들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저소득층에 대한 예산 지원만으로는 양극화가 해결되지 않는다. 냉정한 현실이다.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가 유럽처럼 복지에 많은 예산을 투입할 정도로 넉넉하지도 않다. 이를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이 걸릴텐데, 그동안 손가락만 빨 수도 없는 문제다. 결국 나눔, 공동체 같은 문화가 활성화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 자본주의 식으로 극과 극으로 치달을 수 있는 상황이다. 양산은 다른 일반적인 대도시와 다른 것 같다. 아직 인간적인 정이 흐르고 훈훈하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여기서 더 나아가 우리 지역만큼이라도 마음을 열고 나누면 좋지 않겠나. 여의도통신 이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