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에 양산향토사료관의 문이 열리기까지에는 남다른 역사의식을 지닌 양산문화원 이종관 원장의 애틋한 노력이 숨어있다. 1985년말 양산문화원이 출범하는 데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이 원장은 1998년 7월 제4대 문화원장으로 취임하면서 본격적으로 향토사료관 개관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다. “우리 고장에는 옛 선인들의 혼과 숨결이 어려 있는 문화유산이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그동안은 먹고 살기에만 급급해 이들 값진 유산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전무한 실정이었습니다. 이를 늘 안타깝게 여겨오다 문화원의 책임을 맡으면서 우선 흩어져 있는 문화유산을 한 자리에 모으는 일부터 시작해 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박물관을 세우는 것은 당장 손쉬운 일이 아니니까 아쉬운대로 먼저 향토사료관이라도 설립하기로 했지요”이를 위해 이 원장은 지난 1999년 전국문화원연합회와 문화관광부 관계자를 만나 양산향토사료관 설립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국비지원을 건의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다.이 일에는 당시 지역 국회의원이었던 나오연의원도 한몫을 했다.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돼 이듬해인 2000년에 국비 3억원이 배정되면서 양산향토사료관 설립작업이 본 궤도에 오르고 마침내 2003년 10월 7일, 양산향토사료관이 문을 열었다. 하지만 이 원장의 꿈은 향토사료관에만 머물지 않는다. “향토사료관은 어디까지나 박물관 설립의 전 단계에 지나지 않습니다. 다행히 ‘신기·북정고분군공원화사업’이 매우 구체적인 단계까지 진척되고 있으니, 이제는 향토사료관을 건립한 저력을 발판으로 박물관 건립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일본이 신기·고분군 등에서 도굴해간 1,100여점의 유물과 동아대에 소장돼 있는 1,000여점의 유물들을 되돌려 받는 일에도 민·관이 함께 지혜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