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불과 3일 앞둔 웅상읍 소주리 대동아파트 주민들이 때 아닌 지하수 고갈로 고생을 겪고 있다. 입주 이후 지하수를 사용해온 대동아파트 주민들은 갑작스런 지하수 고갈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대동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부터 지하수 수압이 떨어져 26일 오전 10시 30분 각 세대별로 공급되던 지하수를 중단하기에 이르렀다는 것. 996세대인 대동아파트는 97년 입주 이후 8년째 6곳에서 지하수를 주요 식수원으로 사용해왔다. 주민들이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지하수는 2천1백톤 규모의 저장소에서 지하수를 저장해 하루 700여톤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평소 저장소에 70~80% 정도 지하수를 저장해 놓고 주민들에게 공급해왔다”고 밝혔다. 지난 8년간 갈수기에도 마르지 않았던 지하수가 고갈되자 주민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던 지하수가 갑작스레 고갈된 이유는 고속철 공사 외에 달리 찾을 길이 없다”며 직선거리로 불과 200여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경부고속철도 원효터널 구간 사업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매월 8일 실시하는 지하수 검침 방침에 따라 올해 1월 실시한 지하수 검침에서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는 것. 최근 천성산 터널공사로 인한 사업구간 내 계곡 등이 말라가고 있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은 주민들의 이러한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천성산 터널공사 과정에서 지하수가 고갈되어 법기마을 등 해당 지역의 계곡물이 말라가고 있다며 원인조사를 요구했으나 철도공단측은 겨울철 갈수기에 생기는 현상일 뿐이라며 정확한 원인 규명을 미뤄오던 상황에서 대동아파트 주민들의 식수인 지하수가 고갈됨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다. 한편 시는 급수가 중단된 26일 오후 5시부터 급수차를 이용한 식수공급에 나섰다. 하지만 미처 대비하지 못한 주민들의 식수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인 실정이다. 또한 설을 맞이해 식수 사용이 급증할 것이 불 보듯 뻔해 앞으로의 대책이 막막한 상황. 시는 주민들의 주장에 따라 긴급대책회의를 27일 웅상읍사무소에서 가질 예정이다. 이 날 대책회의는 주민 대표, 시 관계자, 천성산 고속철도 공사 관계자, 철도공단 관계자들이 모여 지하수 고갈에 대한 정확한 원인 규명과 대동아파트 식수 공급 대책을 논의하게 된다. 환경단체가 주장한 고속철도 공사로 인한 지하수 고갈이 대동아파트 사태로 인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지율스님의 입원, 천성산 환경공동조사 진행 등과 맞물려 고속철 사업추진에 또 다른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