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이후 경남도내 각 기초자치단체에서 문화예술회관 건립이 봇물을 이루었으나 자치단체에 따라 과감한 투자와 관심을 기울여 문화회관 운영의 활성화를 이룬 곳이 있는가 하면 건물만 덩그러니 지어놓고 운영과 관리에는 손이 미치지 못해 시민들의 외면을 받은 곳도 적잖았다. 양산시의 경우는 전자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한 해 문화예술회관 관람권 예매율이 95%를 웃도는 등 시민들의 문화욕구에 크게 부응했다. 시는 지난해 문화예술회관을 운영한 결과 한 해 동안 총 568회(문화공연 150회, 영화영상 121회, 작품 전시회 72회)의 각종 공연과 문화행사를 개최해 연중 하루 평균 200여명 이상이 관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이런 가운데 시는 올해 개관 3주년을 맞는 양산문화예술회관을 영남지역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으로 발돋움시키기 위해 문예회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다음달 열리는 양산시의회 임시회에 상정하는 등 문화예술회관의 품격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시 문화예술과 관계자가 밝힌 조례 개정안에는 지역에서 활동 중인 작가들의 창작ㆍ발표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대관 요금의 50%를 감면한다는 조항과 종전 초ㆍ중ㆍ고등학교 문예행사 사용료 감면 시 교육장 추천을 받도록 했던 규정을 삭제하여 절차상의 불편을 덜어줌으로써 학교문예행사를 적극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또 지금까지는 양산지역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의 재롱잔치성 학예발표회를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허용했으나, 앞으로는 이를 제한함으로써 문화예술회관 본래의 설립 취지를 살린다는 것도 개정안 주요 골자의 하나다.이밖에도 쾌적한 공연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클래식음악 연주회 등 고도의 관람예절이 필요한 공연물에 대해서는 미취학 아동의 출입을 제한한다는 조항도 들어있다. 이와 함께 시는 미취학 아동을 동반한 부모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앞으로 문예회관에 임시 탁아소를 운영하는 등의 대안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문화예술회관의 품격을 끌어올리고 공연문화의 환경을 개선시키기 위해 조례 개정을 통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반기면서도 한편에서는 제도 개선에 앞서 문화예술회관 운영인력을 대폭 확충하는 것이 더 급한 선결과제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현재 문화예술회관 운영담당 인력은 8명이 전부로, 이는 경남 및 인근 부산지역 문예회관 운영인력 중 가장 적은 숫자다. 김해문화재단의 대규모 인력이 운영을 하고 있는 김해문화의전당이나 광역자치단체가 관리를 맡고 있는 곳과는 굳이 비교하지 않더라도, 창원성산아트홀 25명, 경남문화예술회관 21명, 통영시민문화회관 17명, 진해시민회관 13명 등 다른 문예회관들이 적게는 10수명에서 많게는 20명이 넘는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 가운데서도 지난해 양산문화예술회관이 인근 문예회관보다 월등히 많은 기획공연과 대관실적을 올린 것을 두고 타 문예회관 관계자들이 혀를 내두르고 있지만, 이는 그만큼 양산문화예술회관 담당자들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올해도 연초부터 빡빡한 연중계획을 짜놓고 있는 회관 운영담당자 8명의 어깨가 한껏 무거울성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