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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제주도 교육기행/ 한라산에 오르다..
사회

제주도 교육기행/ 한라산에 오르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6/02/17 00:00 수정 2006.02.17 00:00

다음 날 하루는 온종일 한라산 등산으로 채웠다. 성판악에서 시작해 백록담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길이 18㎞나 되는 긴 등산길이었다. 날씨가 너무 좋아 꼭 정상을 오를 수 있다는 의지만 있다면 모든 준비는 된 것이기에 발걸음은 즐겁기만 했다.

먼저 내린 눈에 앞서 산에 오른 사람들의 발자국으로 길은 평탄했다. 눈이 만든 세상을 감상하며 오르는 길은 행복했다. 남이 먼저 가든 말든 자신의 발걸음에 맞추어 동행과 이야기를 나누며 가는 길은 즐겁기만 했다.

우리 일행 중 선두로 가셨던 선생님들은 모두 정상에 올랐다. 지회장님을 위해 뒤쳐져 가던 청소년상담실의 이정희 선생님은 기어코 정상에서 백록담을 보셨다고 한다. 나는 끝까지 두 선생님(여인)을 책임지고 정상까지 데리고 가려 했지만 욕심이었다. 지회장 이영욱 선생님은 목표인 진달래밭까지 갔고, 아내인 중앙중학교 조혜영 선생은 1만 미터 높이 이상만 간다고 했으나 정상 8백 미터 앞까지 갔으니 모두가 다 좋은 셈이었다. 나도 정상까지는 못 갔지만 언젠가 갈 수 있어 남겨 두는 맛이 있어 좋다고 생각했다. 모두에게 즐겁고 행복한 등산이었다.

여행의 마지막 날 ‘앞오름’이라는 오름에 올랐다.
오름에 올라 움푹 파인 곳을 내려다 보는 느낌은 제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었다. 재작년에 갔던 ‘김영갑 갤러리’에도 다시 가 보았다. 그때는 주인을 만날 수 있었지만, 이제 가서 보니 주인의 사진과 책만 남았다.

그래 물어보니 돌아가셨고 유분은 갤러리 마당에 뿌려져 있다고 한다. 안내해주신 선생님과 그 곳 마당에서 생전의 그 분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 돌아왔다.

여정의 마지막은 제주시와 성산 일출봉 중간쯤에 있는 북촌초등학교인데, 이곳은 4·3 당시 많은 마을 사람들이 학살당하고 심지어 젖먹이 아기까지 있었다고 한다. 해가 지는 길 옆 아기 무덤을 보며 추모의 묵념을 올리고 돌아왔다.

유병준교사 (남부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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