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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빨간 우체통을 보셨나요?..
사회

빨간 우체통을 보셨나요?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6/02/24 00:00 수정 2006.02.24 00:00
추억(追憶)속으로 사라져가는 안타까운 기억

“일년 동안 손수 적은 편지를 몇 통이나 받을까?”
손으로 직접 글을 적어 봄이면 꽃잎을 가을이면 낙엽을 넣고, 형형색색의 펜과 스티커로 편지를 꾸며 보냈던 기억이 아련한 추억의 저편으로 사라지고 있다.


현재 관내에 있는 우체통의 수는 총121개로 우편물이 감소하면서 지난 한 해 동안 우편물의 수거율이 현저히 낮은 32개 우체통이 철거되었다. 전국적으로도 한해 평균 3,000여개의 우체통이 감소하는 추세이다.

과거에는 안부를 전하기 위해 손수 글을 써 편지를 보내고, 설레는 마음으로 집 앞의 우편함을 열어보며 답장을 기다렸지만 요즘은 안부를 전할 때 이메일이나 문자 등 간편한 통신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보편화되었기에 편지나 엽서가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양산우체국 관계자는 “우체통으로 들어오는 우편은 거의 없고 우체국으로 들어오는 대량 우편물이 대부분이다. 하루 4~5통도 들어오지 않는 우체통은 철거 할 수밖에 없다”며 “각 가정으로 배달되는 우편물도 홍보물, 고지서, 안내장이 대부분이라서 옛날 편지를 기다리며 집배원을 반겨주던 집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예전에는 혹시 주소가 틀릴까 또박또박 손으로 적어서 거듭 확인을 해서 보냈지만 이제는 주소조차 직접 쓰지 않기 때문에 주소 오류가 많아 반송되는 우편이 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달간 단 한 통의 편지도 수거되지 않는 곳도 있다는 관계자의 말에서 점차 삭막해져가는 현 시대의 흐름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습득물 또한 직접 주인을 찾아주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가까운 우체통에 넣어버리기 때문에 관내에서 우체통을 통해 지갑, 수첩, 주민등록증 등의 분실물이 들어오는 경우는 하루에 1~2건으로 한달에 40여건이 넘는다고 한다.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우체통에 습득물을 넣는 것이 어찌 보면 훈훈한 일이기도 하지만 우편물은 없이 분실물이나 쓰레기만 있는 것을 볼 때 씁쓸한 생각도 많이 든다는 것이 집배원들의 말이다.  

친지간 이웃간 훈훈한 정의 매개체였던 빨간 우체통. 인터넷과 통신매체의 발달로 편지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모습에서 20~30년 후의 아이들은 ‘빨간 우체통’을 볼 수 없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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