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동상이몽(同床異夢)’이었다. 공단과 대책위 측 공동조사위원 14명은 지난 2월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문화회관 별관 동강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해 8월 31일부터 3개월에 걸쳐 현장조사와 분석작업, 이견 조율 등의 공동조사 작업 끝에 작성한 양측의 결과보고서를 발표했다. 하지만 지하수, 구조지질, 암반역학, 지구물리탐사, 생태계 분야 등 총 5개 분야로 이뤄진 조사에서 공단과 대책위는 생태계 분야에 대해서는 일체의 합의를 보지 못했고 나머지 4개 분야에서도 세부적인 내용에서 의견의 차이를 드러냈다. 보고 내용에 따르면 공단 측은 “터널공사가 습지와 지하수, 생태계에 특별한 영향이 없다”는 해석을 한데 반해, 대책위 측은 “터널 공사가 인근 늪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환경부가 다시 조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공동조사단은 “원효터널은 터널굴착 시 터널로의 지하수 유출이 예상되며 3사갱 부근의 계곡수 고갈 및 하류 쪽에 위치하는 대동아파트 지하수 산출량 감소에 대한 민원이 제기되는 만큼 지하수 조사가 요망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터널이 통과하는 9개의 단층대에서 지하수 유출 및 터널 내 낙반 발생 가능성도 있으므로 단층대 통과가 예상될 경우 사전조사와 대책수립이 요구된다”는 종합의견을 발표했다.이와 관련해 녹색연합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등 40여개 민간단체가 참여한 ‘천성산을 위한 시민·종교단체 연석회의’는 1일 논평을 통해 “공동조사 결과 터널공사가 지하수 유출과 투수성으로 인한 고층 습지 훼손 등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된 만큼 설계변경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내 놓았다. 한편 도롱뇽소송 양산시민연대 이헌수 집행위원장도 “그동안 지율 스님이 여러 차례의 목숨을건 단식으로 줄기차게 제기해 왔던 문제들이 현실화 됐으니 앞으로 설계변경뿐만 아니라 공사중단까지를 검토하는 적극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된다”며 “이번 조사에서 지하수 유출이 있다는 것과 고층습지와 지하수의 연결가능성이 확인됨으로써 천성산에 서식하는 다양한 생물 등 생태계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명확한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천성산 환경영향공동조사서와 분야별 의견서는 ‘도롱뇽 소송’이 계류되어 있는 대법원으로 제출돼 소송의 참고자료로 쓰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