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나라당 공천로비 의혹이 제기된 오근섭 시장이 한나라당을 전격 탈당해 지방선거 판도에 미묘한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오시장은 지난 13일 시청 상황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11일 탈당계를 제출했으며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기된 공천로비와 관련해서는 “양산은 예로부터 지역 사찰의 스님으로부터 덕담과 교훈이 되는 글귀를 받아 기념품으로 중앙부처나 국회의원 등 지역 발전에 도움을 준 인사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관행”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오시장은 지난달 27일 산업자원부에서 주관한 기업정책대상 수상식에 참석한 뒤 국회에 들러 대정부질문을 방청했다. 이후 국회에서 김양수 의원과 김학송 경남도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비롯한 국회의원들에게 지역사찰 스님들의 그림 및 글씨를 선물해 공천을 염두에 둔 로비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의혹이 제기되자 오시장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속담대로 적절하지 못한 시기에 기념품을 전달하면서 예상치 못한 물의를 빚게 된 점을 사과드린다”며 적절치 못한 처신이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공천에 관련된 로비를 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고가의 서화를 공개적으로 전달했겠냐”며 공천로비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하지만 의혹이 제기된 이후 중앙당의 공천관련 비리 엄벌 방침과 열린우리당의 정치적 공세, 여타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천잡음이 터져나오자 자진탈당이라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기자 회견에서도 오시장은 “동지애적 무한한 사랑을 보여준 한나라당에 더 이상 누를 끼칠 수 없어 공천신청을 철회하고, 탈당한다”고 밝혔다. 또한 오시장은 탈당 이후 무소속 출마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출마 여부는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결정하겠다”며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자숙의 시간을 가지며 시정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5일 양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조사를 통해 오시장을 비롯해 그림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 공무원 1명을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울산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선관위에 따르면 오시장은 지난달 27일 최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공천심사위원 6명 외에도 추가로 2~3명의 국회의원에게 선물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울산지검은 선관위의 고발을 접수하고 본격적인 수사착수에 나서 기소 여부에 따라 오시장의 향후 거취가 정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