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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나라의 안녕과 번영 용신님께 비나이다"..
사회

"나라의 안녕과 번영 용신님께 비나이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6/03/31 00:00 수정 2006.03.31 00:00

 가야진용신제의 올해 제향인 <제10회 가야진용신제>가 지난 29일 오전 10시 원동면 용당리 가야진사에서 오근섭 시장이 헌관으로 참여한 가운데 가야진보존회(이사장 이희명) 주관으로 봉행됐다.

용신제는 나라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제례로 삼국시대부터 국가의식으로 여러 지방에서 행하여졌으나 지금은 이곳 가야진에만 유일하게 남아 원동면 주민들에 의해 그 맥이 이어지고 있다.

해마다 음력 삼월 초 정일에 열리는 가야진용신제는 용당리 당곡마을 옛 나루터 앞의 용이 산다는 용소에 제물을 바치는 것을 주 내용으로 칙사영접굿, 강신굿, 용소풀이굿, 사신굿 등의 제향과 풍물로 구성돼 있다.

3일전부터 제관들이 목욕재계하고 제당안팎을 청소하며 제향준비를 한 이날 제례는 제를 올리기 전에 먼저 제당 안과 출입문에서 부정을 쫓아내는 '부정가시기'를 하고 칙사가 당도하기 전에 괭이, 망깨 등의 농기구를 들고 소리에 맞추어 땅을 고르고 다지며 비질을 하는 '길 닦기'를 한 다음 '칙사영접'을 했다. 이어 생돼지를 비롯하여 모든 익히지 않은 재물과 삼용신을 의미하는 세 개의 잔을 놓고 하사받은 초에 불을 켠 다음 축문을 읽는 '용신제'를 올렸다. 정치안정ㆍ국태민안ㆍ남북통일을 기원하는 내용이 담긴 축문은 가야진용신제보존회 이탁희 고문이 읽었다.

제례를 마친 후에는 희생돈을 배에 싣고 풍물을 치며 헌관이 대축, 집례, 사령을 대동하고 용소로 출발하여 '용소풀이'를 가진 후 모든 참제원이 덩실덩실 춤을 추면서 제단으로 돌아와 제관을 비롯한 모든 참제원이 어울려서 가무를 즐기는 '사신'으로 끝을 맺었다.

한편 일찍이 삼국시대부터 구한말까지 면면히 이어져오던 이 가야진용신제는 일제의 억압으로 가야진사가 헐리고 용신제가 금지되는 등 존폐의 위기에 놓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고 이장백옹을 비롯한 용당리 당곡마을 주민들은 인근 천태산 비석골에 사당을 모시고 밤중에 몰래 지게를 지고 제수를 운반하여 제향을 올리며 가까스로 그 명맥을 이어왔다. 또 흉년이 들었을 때는 마을의 아낙네들이 집집마다 보리쌀을 거둬 어렵게 제사를 모셨다고도 한다.
광복 이후 지금의 자리로 옮겨온 뒤 1983년에 비로소 가야진사가 경상남도 문화재자료(제7호)로 지정되었으며 1990년대 초에 대대적인 복원정비공사를 하여 오늘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1995년 제27회 경남민속예술경연대회에 출연하여 우수상을 받았으며, 1997년에 마침내 경남도 무형문화재(제19호)로 지정되었다. 현재 가야진용신제의 기능보유자는 김진규(76ㆍ양산향교 전교)씨, 기능보유 후보자는 이임수(64)ㆍ박홍기(44)씨, 조교는 이희조(62)씨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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