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으로 수량측정을 하는 기계가 너무 비싸니 어쩔 수 없이 사람이 일일이 수량을 체크하는 수밖에 없지요. 팀을 짜서 수량조사를 했으면 하는데 이를 위해 지역에서 사람들을 좀 모아줬으면 합니다”이는 지율스님이 지난달 9일 부산 금정구의 모처로 자신을 찾아온 이헌수 도롱뇽소송양산시민행동 집행위원장에게 처음으로 던진 말이다. 지율스님의 이런 요청에 따라 3월 중순 ‘천성산 유량측정 민간조사단’이 발족되고 천성산 수량측정에 들어갔다. 천성산 고속철을 화두로 삼고 100일이 넘는 다섯 번째 단식을 단행했던 지율스님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는 엄혹한 겨울 한철을 보낸 끝에 광주의 모 사찰과 부산을 거쳐 최근 웅상읍 주남리 안적암으로 거처를 옮겼다. 지난 1일 낮 기자가 안적암으로 지율스님을 찾았을 때는 마침 이헌수 집행위원장 일행이 지율스님을 만나고 있었다. 스님은 이들에게 곧바로 수량조사에 나갈 것을 채근해 모두들 자리를 털고 일어서야 했다. 매일 오후 3~4시 무렵에 수량조사활동을 해 이를 기록한 일지를 천성산 홈페이지를 포함한 환경부, 고속철도공단, 청와대 민원실, 법원 등의 게시판에 올림으로써 천성산 환경보존대책위와 전국 도롱뇽의 친구들이 그 결과와 대책을 공유하도록 한다는 것이 대책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편 홍성철(부산대학교 환경시스템공학) 교수가 총괄하는 ‘천성산 유량측정 민간조사단’에는 지율스님을 비롯해 박영관(부산광역시 교육위원), 손정현(대한불교청년회 부산지부장), 엘리아 수녀(빨마수녀원), 강지윤(부산녹색연합), 박중록(습지와 새들의 친구), 정수희(부산청년 환경센터), 김곰치(소설가), 이헌수(양산 도롱뇽의 친구 대표)씨와 박영동·서재호·김일례·박순애·김재현·최재석·박경배씨 등 도롱뇽의 친구들이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