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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사설] 어린이 안전, 어른들의 책임이다 / 지율스님이 ..
사회

[사설] 어린이 안전, 어른들의 책임이다 / 지율스님이 지키고자 하는 진실은?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6/04/07 00:00 수정 2006.04.07 00:00

본지는 지난해 10월부터 스쿨존 관련 심층취재 기사를 연이어 보도해 왔다. 이는 어린 우리 아들 딸들의 안전한 등·하굣길을 위해 마련된 스쿨존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취재과정에서 우리가 파악한 문제점은 스쿨존이 지정되는 과정이 너무 복잡하고 이와 관련한 명확한 책임기관이 없다는 점이었다. 또 스쿨존에 대한 홍보부족과 시민의식부족, 행정기관의 관리·감독소홀 등도 문제로 짚어졌다.

지난달 6일 거제의 한 초등학생이 스쿨존에서 대형트럭에 치여 사망하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하더니 사고가 발생한 후 또 다른 스쿨존에서 교통계도를 하던 학부모를 치고 달아난 뺑소니 사고도 일어났다. 이것이 스쿨존의 민망하고 부끄러운 현주소다.

우리시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다. 신기초등학교 앞 택시는 아직도 택시정차장이 아닌 스쿨존 내에 주정차를 하고 있고, 스쿨존 안전속도를 지키는 어른들이 많지 않은데 단속의 손길은 멀기만 하다.  

스쿨존이 문자 그대로 어린이 안전구역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 어른들이 모두 팔을 걷어붙여야 할 때다. 너무 복잡한 스쿨존지정과정도 간소화해야 하고 스쿨존에 대한 관리·감독도 보다 강화해야 되겠지만,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은 어린이의 안전을 걱정하고 배려할 줄 아는 성숙한 시민의식이다. 차 창밖으로 보이는 아이가 바로 내 아이라는 생각으로 스쿨존의 안전속도인 시속 30㎞는 반드시 지키도록 하자.

어린이들은 조심성이 어른들보다 훨씬 적으며 감지 능력이 떨어지므로 바로 옆에서 위험이 닥쳐와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일에 열중하기 일쑤다. 그러므로 어린이들더러 조심하라고 닦달하는 것만으로는 어린이들의 안전을 지킬 수가 없다.

그들보다 더 사려 깊고 조심성이 있는 어른들이 어린이들을 사고로부터 지켜주는 것은 어른으로서의 마땅한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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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산 지킴이로 불리고 있는 지율스님이 100일이 넘는 다섯 번째 단식을 끝내고 다시 천성산 자락으로 들어왔다.

스님의 이번 단식에 대해서는 세상이 숫제 관심조차 기울이려 하지 않은 가운데 스님 홀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어야 했다. 그러나 스스로 진실이라고 믿는 바를 지키기 위해 싸워온 스님은 이번에도 넋을 놓지 않고 살아났다.

광주의 모 사찰과 금정산 자락을 거쳐 최근 웅상읍 주남리 안적암으로 거처를 옮긴 지율스님은 정신은 또렷하지만 육신은 아직 혼자 거동을 못할 만큼 망가져 있다.

그렇다면 고속철 천성산 관통이 이미 ‘기정사실’이 되어가려는 오늘, 한 비구니의 외로운 싸움이 지니는 의미는 무엇일까? 지율스님이 한사코 지키고자 하는 진실은 무엇일까? 더러는 그를 ‘생떼 쓰는 신중’으로 보기도 하고, ‘국책사업에 어깃장을 거는 골칫덩이’로 치부하기도 하지만, 지율스님이 세상을 향해 외치고 있는 메시지를 곱씹고 되씹어 볼 일이다.

인간이 아닌 뭇 생명붙이들은 자연에 순응하며 자연의 질서에 따라 살아가지만, 인간만은 유독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삼고 끊임없이 자연을 괴롭혀 왔다. 하지만 인간이 망가뜨린 자연의 상처는 곧 인간들에게 재앙을 안겨주게 마련이다.

지율스님이 이 시대를 향해 던지고 있는 화두가 바로 그것이다.

경부고속철도 공사 지연으로 2조5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하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분명 어마어마한 손실이다. 하지만 지율스님은 “천성산의 자연 문화적 가치는 그 가치를 잰다는 것이 불경스러울 정도로 크다”고 말한다.

곧 대법원의 심리결과가 나올 것이고, 마침내 개발론자들의 뜻대로 천성산의 밑동으로 고속철이 달리게 될지는 모를 일이지만, 한 비구니스님의 세상을 향한 절규는 결코 잦아지지 않는 공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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