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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기고] 집중력과 안정감 돋보인 연주..
사회

[기고] 집중력과 안정감 돋보인 연주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6/04/07 00:00 수정 2006.04.07 00:00

오늘날 이름난 음악가의 유명한 곡들이 수없이 연주되지만 청중에게 느낌을 제대로 전해주지 못하고 연주자 혼자만의 연주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오늘 이희아의 연주만큼은 청중과 연주자가 호흡을 같이하며 많은 감동과 의미를 교감한 연주였다는 사실에 이의를 가진 이는 별로 없으리라.

첫 번째 곡은 파헬벨의 캐논 변주곡으로 비슷한 주제를 템포를 변화해 가며 여러 느낌으로 연주하는 곡인데 이희아는 변화하는 템포와 변주마다 집중력을 잃지 않고 안정된 연주로 다른 어느 프로 연주자에도 뒤지지 않는 연주실력을 보여 주었다.

딱딱해지기 쉬운 클래식 연주회에서 청중에게 먼저 편안함과 밝음 웃음을 보여주는 모습이 그녀의 연주 속에 그대로 묻어 나와 객석으로 전해졌다.

이어진 곡은 이희아의 대표곡으로 지난 5년간 하루 10시간 씩 연습했다는 쇼팽의 즉흥 환상곡이다.

이 곡은 39세로 생을 마감한 서양음악사에 있어서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불리는 쇼팽의 24살 젊은 시절 작품으로 잃어버린 고국을 그리워하며 쓴 힘과 패기가 담겨있는 불후의 명곡이다.  이곡을 172년이 지난 오늘, 장애를 이겨내고 인간승리를 보여준 이희아가 전해준 감동은 남달랐다.

특히 1m 남짓한 키로 무대에 서서 ‘어메이징 그레이스’와 ‘어머님 마음’을 직접 노래할 때는 연주회장이 일순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 졌다.

앙코르곡으로 청중과 함께 부른 ‘사랑으로’는 2절 때 모든 청중이 자리에서 일어나 합창을 해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연주된 ‘아리랑 변주곡’은 현대적인 기교를 요구하는 곡이었는데 이희아는 이 곡 역시 퍽 안정되게 연주했다.

가끔씩 아리랑 주제가 나오자 객석에서 자연스럽게 아리랑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도 여는 피아노연주회장에서는 보기 드문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이제 갓 스물을 넘긴 그녀의 연주가 비록 완벽한 기교를 지니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을지라도 그녀가 지니고 있는 피아노 감성만큼은 그 모든 것을 넘어서는 탁월한 것이었다.

이날 밤 청중들이 경험한 음악의 기쁨은 오랜 인상으로 남을 것이다.

조용석 시민기자는 시립관악단 단원으로 러시아에서 클라리넷을 전공하고 현재 러시아글린카음악대학원에 재학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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