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시설 부족, 아슬아슬한 차도 횡단 / 장애인들이 함께 모일 쉼터 시급히 마련 돼야
지체장애인인 손만수씨와 김귀원씨와의 동행취재를 통해 지금의 그들에게 더 큰 장애는 바로 불편한 몸이 아닌 불편한 환경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전동휠체어를 타고 잠시 외출 할 때에도 기준치를 훌쩍 넘는 인도의 턱을 올라갈 수 없어 매일 위험한 차도에 목숨을 맡긴 채 아슬아슬한 횡단을 하고 있었다.올해 55세인 손만수씨는 전동휠체어에 의지해 신기동의 집을 나서 한의원을 가고 운동을 하면서 생활을 해오고 있다. 건강했던 그는 12년 전 횟집을 운영하던 당시 고혈압과 과로로 쓰러져 지체장애 2급 판정을 받게 되었다. 갑작스럽게 닥친 불운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그가 12년을 반신불수로 지내면서 사람들의 시선은 많이 개선이 되었다고 전한다. 하지만 장애인이 살아가기 위한 삶은 개선되어야 할 점이 너무나도 많다고 한다. 우선 신도시를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의 길이 형편없는 실정인 것이다. 손만수씨와 9년 전 오토바이 사고로 지체장애 1급을 판정받은 올해로 33세인 김귀원씨와 함께한 동행취재로 그들의 장애보다는 사회적인 장애를 살펴보며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휠체어는 우리의 두 다리 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다닐 수 있는 길이 너무도 열악해 위험을 무릎 쓰고 차도를 횡단합니다”횡단보도에서 인도로 올라갈 때의 턱이 바로 그들을 가로막는 장애인 것이다. 턱의 기준이 2cm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인도들이 5~30cm를 제멋대로 넘나든다. 올라가는 길은 있어도 내려올 길이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턱이 낮은 자리는 자동차가 인도를 침범해 주차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인도뿐만 아니라 관공서나 금융기관, 목욕탕 등을 다닐 때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금융기관을 방문할 일이 많은데 편의시설이 설치된 곳은 몇 곳에 불과합니다. 건의를 하고 요구를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건물이 자기들 소유가 아니라 함부로 설치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외출을 할 때 걱정이 되는 것이 바로 화장실이다. 공중화장실에 손잡이가 없어서 정말 힘든 적이 많았다는 그들. 장애인이 편한 삶이 모든 사람들이 편한 삶이라는 말이 있다. 장애인을 위해 설치된 편의시설은 노인들이나 어린 아이들에게도 안전하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노인들 중 기력이 없어 계단을 잘 오르내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들에게 제일 필요한 것은 바로 쉼터이다. 바람을 쐬러 집 밖을 나서도 갈 곳이 없다. “장애인을 위한 복지시설이 전무합니다. 선거철이 다가와 많은 공약들을 거는 사람들이 많은데 장애인을 위한 공약을 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이 참 씁쓸합니다”“장애인들끼리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대화를 통해 문화적 교류도 나누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것이 다른 무엇보다도 바라는 일입니다”각 읍면동마다 쉼터가 마련되어 함께 모여 서로 의지하고 서로의 발전을 도우며 함께 고민을 나누며 살아가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그들.그들의 현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장애인을 위한 환경 개선은 너무나도 느린 박자로 진행되고 있다.선천적인 장애인보다 중도 장애인이 90%를 넘는다고 한다. 누구나가 장애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현실은 비단 장애인 그들만의 목소리로 바뀌어야 하는 것이 아닌 사회의 모든 시민들이 함께 목소리를 내어야 할 것이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