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데스크칼럼] 문화공간의 재발견 연재를 끝내며..
사회

[데스크칼럼] 문화공간의 재발견 연재를 끝내며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6/04/21 00:00 수정 2006.04.21 00:00
“멍석만 깔면 문화공간인데…”

본지가 지난 1월 13일(116호)부터 연재를 시작한 <양산문화 공간의 재발견>은 11번째 나들이를 끝으로 일단 마무리를 지었다.

하지만 양산문화공간이라고 이를만한 곳이 11곳에만 국한하는 것은 아니다. 굳이 더 찾자면 이미 지어졌거나 앞으로 들어서게 될 읍면동 문화의 집도 지역 주민들에게는 꽤 괜찮은 문화공간이고 마을단위의 작은 마을회관이나 읍면동사무소의 강당도 이용하기에 따라서는 좋은 문화공간일 수 있다. 하기야 옛날에는 마을 빈터에 멍석만 깔면 그곳이 곧 마을의 문화공간이었다.  

문제는 시설 위주의 공간이 아니라 시민들을 공간으로 불러낼 만한 매력적인 프로그램이 많지 않은데다 시민사회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나는 문화운동도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 단적인 예의 하나가 지난달 20일부터 30일까지 ‘김해문화의 전당·누리홀’에서 열린 ‘제24회 경남연극제’에 우리 양산은 명함조차 내밀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인구 17,000의 함양군과 25,000의 거창군조차 참가팀을 냈는데, 인구는 22만이 넘지만 전문극단은 커녕 아마추어 극단 하나 없는 양산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팔짱만 끼고 있어야 했다.  더욱이 이번 연극제에 불참한 시는 경남의 10개 시 중 양산이 유일해 민망함이 더했다.

물론 연극이라는 특정 장르가 한 지역의 문화수준을 다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극단 하나 없는 도시’에서 문화예술의 성장과 발전은 분명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연극이 모든 예술을 아우르는 종합예술인데다 연극판의 뜨거운 열기가 지역의 문화예술을 중흥시키는데 적잖은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양산의 문화행정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이들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모두 함께 고민해야 할 일이로되, 서툴고 부족한대로 우선 멍석마당부터 차려볼 일이다.

학교 선생님들끼리 만든 교사극단도 좋고, 직장동료들이 함께 어울려 연극동아리를 꾸밀 수도 있을 것이다.  학교 교실도, 건물 지하의 비어있는 공간도 배우와 관객이 함께하면 멋진 소극장이 된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대도시의 연극운동도 다 그렇게 출발해 지역문화운동에 불을 지폈다. 국내외의 유명한 공연에만 열광할 것이 아니라, 우리도 우리 손으로 만든, 우리의 무대에 흠뻑 취하는 기쁨과 즐거움을 만들어 갔으면 한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