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신불산 고산습지에 산불이 발생해 끈끈이주걱, 이삭귀개, 자주땅귀개 등 희귀식물 등의 피해 등으로 생태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높다. 지난 8일 오전 11시경 신선바위 인근에 위치한 묘소에 들린 성묘객의 실수로 산불이 발생해 2시간여 동안 7ha(7,000㎡) 가량의 임야에 피해를 입혔다. 산불 발생 후 성묘객의 신고로 출동한 헬기 5대와 소방서 및 시청 공무원 100여명이 진화에 나섰지만 신선바위를 중심으로 습지보호지역인 A늪과 B늪 인근 임야가 불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낙동강환경관리유역청은 산불이 습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지난 18일 환경부 국립과학원 자연생태 연구원들과 현지실사를 마쳤다. 실사에 참여한 이율경 연구원은 "다행히 가장 보존가치가 높은 A늪까지 산불이 번지지 않았지만 구체적인 영향은 현장조사를 통해 수집한 자료를 검토해야 한다"며 "오는 21일까지 최종검토의견서를 환경부에 제출한 뒤 결과에 따라 복원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04년 2월에도 천성산에 산불이 발생해 습지보호지역인 화엄늪 일대까지 불길이 번져 보호대상인 희귀식물 등 식생에 심각한 피해를 입힌 바 있다. 2008년 창원에서 개최될 람사총회를 앞두고 습지보호지역이 잇달아 산불 위험에 노출됨으로써 습지보호에 따른 체계적인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화엄늪 산불 피해 이후 낙동강유역환경관리청은 심각한 생태계 파괴를 복원하기 위해 5년간 출입을 통제하고, 경계울타리와 지정게시판 등을 운영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 이번에 산불로 피해를 입은 신불산 고산습지 역시 현재 습지를 통과하는 길목에 감시초소를 세우고 2명의 감시요원이 교대로 근무하고 있었지만 습지 내 위치한 묘소를 참배하기 위한 성묘객을 통제하지 못하는 등 허점을 드러냈다. 현재 습지 내에는 10여개의 묘소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004년 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한 신불산 고산습지는 원동면 대리 산 92-2 일원 해발 730~750m에 위치한 면적 307,551㎡로 자연환경 및 지질학적 가치가 높으며, 보호야생종인 삵, 담비 등과 끈끈이주걱, 이삭귀개, 자주땅귀개 등 희귀 식물이 서식하는 등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