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아픈 일은 돈으로 보상할 수 없다 "30년 전 완전히 파괴된 숲을 정부가 주도적으로 복원해 지금은 원래의 생태계를 복원하고 행여 다시 파괴될까 노심초사 돌보는 것이 우리네 모습으로 반복될 수 있다"며 천성산 터널 공사에 대해 여전히 우려를 늦추지 않았다.요즘 스님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은 최근 천성산 연적암 일대 계곡 3곳에 설치해 3월 21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유량조사에 관한 것이다. 유량조사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나지막한 스님의 목소리가 다소 높아졌다. "천성산 환경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이 유량조사인데 공단 측에서는 유량조사를 실시해왔다고 하지만 공동환경평가보고서를 발표하기 하루 전인 최종합의회의 속기록을 살펴보니 지금까지 유량조사를 실시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 명확히 드러났다"며 지난 2월 27일 최종합의회의 속기록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스님은 "터널공사가 천성산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보고서의 내용을 믿고 싶지만 진실이 보이지 않는다"며 "최고의 권위를 가진 학자들이 모여 논의한 내용이 고작 지하수 분야에서 '지금부터라도 유량조사를 해야한다'는 구절에서 '지금부터라도'라는 문구를 넣을 것인지 말 것인지에 관한 거란 말이죠"공단측이 여태껏 유량조사를 실시해왔다고 말했지만 그것은 거짓말이었다는 사실이 최종합의회의 속기록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 스님의 설명이다. "'지금까지라도'라는 말을 넣게 된다면 지금까지 유량조사를 충실히 하지 않았다는 것을 거꾸로 인정하는 셈이니 공단에서는 문구를 빼달라고 요청할 수 밖에 없겠죠"
믿고 싶지만 진실이 보이지 않는다유량조사는 환경영향평가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인데 스님이 요구해 공단에서 받은 유량측정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단 한 차례 비로 2mm의 강우량을 기록했을 뿐인데 늪의 수위는 무려 7cm나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나마 최고, 최저치에 대한 측정값조차 맞지 않는 결과다. 스님이 천성산 홈페이지(www.cheonsung.com) '길에서 쓰는 편지'에 정리해 올리고 있는 공동환경조사결과 발표 하루 전 날 최종합의회의 속기록을 올리는 것은 천성산 문제의 결과에 상관없이 과정에 대해 알리고 싶다는 취지에서 시작한 일이다. 스님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직접 눈으로 본 백두대간을 비롯한 방방곡곡이 개발로 인해 시름하고 있는 상황을 하나하나 열거하더니 다시 천성산 문제로 돌아갔다. "천성산 문제는 비단 고속철도 터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천성산에 현재 진행 중인 도로 개설과 공원 조성 등 크고 작은 개발이 환경조사 결과에도 나오듯 보전해야할 가치가 높은 천성산을 파괴하는 일들입니다"스님은 지역주민들의 동의 속에서 환경에 대한 복원 시나리오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그 전에 개발이 환경과 사람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기 위해 재판 결과에 거리를 두고 1년 정도 천성산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보다 긴 호흡으로 천성산을 지켜가기 위해 귀농을 준비 중이라는 말과 함께 곧 다가올 천성산 철쭉제가 자연을 즐기기 위해 모인 인파들이 자연을 훼손하는 것이 될까봐 걱정이라는 스님의 마지막 말을 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