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요? 우리반에 안마시는 애들은 없어요, 다 마셔요. 그냥 기분 내는 거죠, 뭐. 술집 가서 마시거나 모텔방 잡아서 먹어요. 술 덜 깬 상태에서 수업에 들어가기도 하구요. 술 취한 다음에 감정이 격해져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기도 하지만 아주 큰 문제만 일으키지 않으면 선생님도 알면서 모른 척 해줘요”올해 고3이라는 여고생의 대답은 청소년 음주가 비단 몇몇 아이들의 호기심으로 치부하기에는 심각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삼성지구대에 근무하는 A경찰관의 얘기에 따르면 청소년 음주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라고 말한다.“적발학생의 담임교사들도 학교이미지가 나빠질까봐 쉬쉬하는 정도다. 아이들에게 술 마시지 말라고 주의줘도 아이들이 얼마나 납득할지는 미지수다. 술을 어디서 샀냐고 물어도 벌써 미리 알고 이리저리 핑계되며 말하지 않아 업주처벌도 쉽지 않다”청소년보호위원회가 2004년 11월에 실시한 <음주청소년 특성 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주일에 1번 이상 음주한다는 청소년이 45명 중 17명, 한 번 마실 때마다 소주 1병 이상을 마신다는 청소년이 45명 중 34명을 차지했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청소년 음주에 대한 접근이 신중할 수밖에 없다. 아이들에게 무조건 술을 마시지 말라는 형식적인 교육보다 청소년기의 음주가 어떤 악영향을 끼치는 지에 대한 체계적인 설명의 음주예방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청소년 상담실 이정희 소장은 “실제로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일주일에 소주 1병 이상을 마신다는 학생이 전체학생의 10%를 훨씬 넘는다. 처음에는 호기심 삼아 마시지만 성인들이 술을 통해 스트레스를 푸는 것처럼 놀이문화의 하나로 즐기고 있었다”라고 전해 양산의 청소년들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청소년 음주는 청소년기 발육성장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알코올 중독으로 이어질 경우 성인이 된 후에도 가정생활에 악영향을 끼쳐 또다른 문제를 야기 시킬 수 있는 위험요소까지 안고 있다. 아이들에게 음주가 아닌 대안문화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럴만한 게 없다는 것도 청소년음주를 부추기는 원인이다. “술로 스트레스를 푸는 우리의 잘못된 음주문화를 접하고 자란 아이들에게 무조건 술을 마시지 말라고 하는 건 설득력이 없다. 술을 파는 것도 결국 어른들이므로 지역사회가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노력하고 지속적으로 음주예방프로그램이나 건전음주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소장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