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온 기나 긴 역사 속에서 우리 양산의 흔적은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을까? 지금까지는 이를 알만한 마땅한 사료가 없어 안타까움이 컸었으나, 마침내 신라시대 이후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의 양산관련 사료를 집대성해 한 권의 책으로 묶은 <양산사료총람·梁山史料總覽> 제1집이 5월의 햇살 아래 그 모습을 드러냈다. <양산사료총람> 제1집이 출판된 날짜는 지난 3월 20일이지만, 12일 오후 양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의 출판기념회를 통해 비로소 뭇사람들에게 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양산향토사연구회(회장 정진화)가 여러 해에 걸친 노력을 기울여 편찬한 <양산사료총람>은 멀리 삼국시대에서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의 각종 고전·왕조실록·지리지·읍지 등에 산재돼 있는 양산관련 사료들을 발췌·편찬한 것이다. 편집된 사료들은 <삼국사기>, <삼국유사>, <고려사>, <삼국사절요>, <조선왕조실록>, <경국대전>, <경상도지리지>, <세종실록지리지>, <경상도 속찬지리지>, <신증 동국여지승람>, <양산군읍지>, <호구총수>, <경상도읍지>, <대동지지>, <영남읍지Ⅰ·Ⅱ>, <영남역지>, <경상남도 양산군읍지>, <조선환여승람>, <영지요선>, <교남지> 등으로 이중 <삼국사기>, <삼국유사>, <고려사>, <삼국사절요>, <조선왕조실록>, <신증 동국여지승람>, <대동지지>, <조선환여승람> 등의 사료는 한글로 번역해 실었고, 나머지 사료들은 원문을 복사 편집하여 원본을 그대로 보는듯한 생동감을 살렸다. 사료의 편집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는 원문을 싣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는 한글 번역판을 실었다. 이밖에도 1682년경에 그려진 <동여비고(東輿備考)>를 비롯한 양산의 고지도 28매가 수록되어 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향토사연구회 관계자와 지역의 원로 유지, 시민들이 함께해 <양산사료총람>의 출판을 함께 기뻐하고 사료편찬에 공을 기울인 향토사학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양산출신으로 우리 문단의 원로인 소설가 최해군 선생과 동아대박물관 심봉근 박사가 자리를 같이해 축사와 특강을 했다. 이날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한 양산향토사연구회 정진화 회장은 “양산의 운명은 양산사람들의 단합된 힘에 의해 결정되어질 것이라”며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풍부한 문화유산을 조화롭게 접목하여 전통의 얼이 살아 숨 쉬는 풍요롭고 근본이 바로 선 고장을 만들어 나가는 데 함께 매진하자”고 말했다.또 최해군 선생은 “긴 세월의 방대한 사료 속에서 양산과 관련된 기록을 찾아낸다는 것은 마치 모래밭에서 금싸라기를 찾는 만큼이나 힘든 일이었을 것”이라며 사료편찬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특강을 한 심봉근 박사는 “양산은 역사적 정체성에서 인근 김해나 경주에 비해 뒤지지 않는 역사유물의 보고”라면서 “이제는 마구잡이 개발정책은 멈추고 고분과 산성 주변의 보존·복원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한편 양산향토사연구회는 양산의 근·현대사관련 사료를 모은 제2집과 ‘양산지리지’를 묶은 제3집도 발간할 계획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