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의 교육엔 다수를 위한 뭔가 특별한 것이 필요하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를 보면 현실적으로 토끼는 언제나 이길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교육에서는 토끼보다는 거북이에게서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느리게 가더라도 땀을 뻘뻘 흘리며 성실하게 노력하여 끝내 목적지에 도착하는 거북이의 모습에서 꿈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산에는 거북이와 같은 많은 아이들이 있다. 이 아이들을 학력이라는 기준으로 재단하여 이기심으로 가득 찬 경쟁으로 내몰아 열패감에 빠져들게 하지 않고, 양산이라는 지역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가능성을 가지고 성실하게 살면서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하는 특별한 것은 무엇일까? 지방선거를 앞두고 양산 시민들은 가장 우선 해결해야 할 문제로 교육을 들고 있다고 한다. 또한 후보들이 내세우고 있는 교육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을 살펴보면 큰 차이가 없다고도 한다. 교육에 대한 관점과 문제를 설정하는 과정을 들여다보면 공통적으로 다수를 위한 교육보다 소수를 위한 교육에 강조점을 두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은 양산 교육의 가장 큰 문제로 우수한 인재의 역외 유출을 들고 있다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양산의 교육에 대한 이러한 문제 설정은 타당한 것일까? 문제 설정의 타당성은 교육에 대한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교육에 대한 관점은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 교육 자체의 논리에 의한 일원적 관점에서의 접근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등을 고려한 다원적 관점에서의 접근이다. 그러나 양산의 교육 문제 설정은 이 두 가지 관점 중 어느 것으로 접근해보아도 그 타당성에 대하여 의문을 던지게 된다. 일원적 관점에서 접근해보면 공교육의 이상과 목적에서 어긋나며, 다원적 관점에서 접근하더라도 교육을 구성하는 어느 한 요소만을 지나치게 강조한다는 점에서 또 어긋난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교육은 창조적 소수를 길러내야 하는 목적도 있지만 평범한 다수를 교육하는 목적이 앞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창조적 소수는 평범한 다수 속에서 자연스럽게 길러져야 하기에 다수는 창조적 소수의 기반이 된다. 그러나 양산의 가장 심각한 교육 문제로 우수한 소수가 밖으로 빠져 나가는 것이라고 설정하는 것은 제대로 된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없게 만든다. 우수한 소수의 역외 유출을 막기 위해 장학제도를 비롯한 유인책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발상은 근원적인 문제 해결 방법이 아닌 임시방편적인 방법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교육 문제에 관한 설정부터 다시 해볼 필요가 있다. 다른 지역과의 교육적 격차를 해소하고 보다 나은 교육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다원적 관점의 접근은 문제 해결의 방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유병준 교사 / 남부고등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