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지방선거 투표일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후보들의 선거운동 열기도 한층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후보들의 열기에 비해 유권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시큰둥하다. 거리거리에 후보들의 현수막이 나붙고 이곳저곳에서 유권자의 ‘한 표’를 호소하는 유세전이 펼쳐지기 시작하면서 선거에 관심을 갖는 유권자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투표를 하겠다는 의사를 지닌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 않다고 하니 걱정이다. 특히 20·30대 젊은 유권자층의 ‘투표 포기’ 현상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권자들의 투표의사가 낮은 것은 우리 정치가 국민들에게 희망보다는 실망만 안겨준 데 그 원인이 있겠지만, 그렇다고 투표조차 포기하는 것은 국민 된 권리를 내팽개치는 일이요, 일꾼을 부려야할 주인으로서의 도리도 아니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오랜 민주화 운동의 성과로 기나긴 군사정권 이후 1995년에 다시 부활한 것이다. 그러므로 끈질긴 민주화 투쟁의 결과로 얻어낸 ‘형식적’ 참여 민주주의를 ‘내용’면에서도 내실 있게 실현하기 위해서는 선거에 직접 참여해 적극적인 의사표현을 해야 한다. 나 하나가 투표에 불참하는 것은 단순히 나 혼자만의 권리포기가 아니라 자칫하면 지역주민 전체의 의사를 왜곡시킬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나 하나쯤’ 하고 저마다 투표장을 외면하다 보면 당연한 결과로 투표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최선이 아닌 차선’은커녕 도저히 당선되어서는 안 될 인물이 당선되는 최악의 결과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할 일이다. 시장과 시의원을 뽑고 도지사와 도의원을 선출하는 일이 결코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다. 바로 내 지역의 일꾼을 선택하는 일이다. 따라서 5.31 지방선거의 주인공은 후보자가 아니라 유권자인 나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투표장에 나가 당당하게 주인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자.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제1야당의 대표가 괴한에게 피습을 당해 얼굴에 10㎝가량의 자상을 입은 일이 벌어졌다. 같은 날 부산에서도 선거운동 중이던 후보자에게 낫을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당한 끔찍한 봉변은 박 대표 개인은 물론이거니와 우리 정치권 전체와 나아가서는 국민 모두에게 참을 수 없는 충격과 분노를 안겨준 사건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건이 사건의 본질과는 달리 지방선거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크게 우려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다가는 지방선거에 ‘지방’은 완전히 실종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 야당 대표의 피습사건이 결코 가벼이 넘길 작은 일이 아니기는 하지만, 지방선거는 제대로 치러내야 한다. 벌써부터 선거는 해보나마나라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으니 여간 큰 문제가 아니다. 선거정국이 이처럼 본 괘도를 이탈해 이상하게 꼬여가고 있는 터에 우리 양산에서는 선거와 관련해 고소고발이 잇따르고 있어 또 다른 걱정거리를 불러오고 있다. 고소고발을 제기한 쪽이야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런 모습들이 유권자들의 눈에는 그다지 곱게 보이지 않는다. 아무튼 이제 선거는 목전에 다다랐다. 야당 대표의 피습사건은 수사를 맡은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철저한 진상규명을 할 터이고, 고소고발사건에 대한 판단도 사법기관이 알아서 처리할 것이니 마음을 가다듬고 선거를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 일에 힘을 기울여야 하겠다. 후보들은 남은 기간이나마 당당하게 정책선거에 임하고,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사람 됨됨이를 살펴보는 일과 공약이나 정책을 따져보는 일에 집중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