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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행복바이러스 실은 버스로 모십니다..
사회

행복바이러스 실은 버스로 모십니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6/05/26 00:00 수정 2006.05.26 00:00
양산여객 석현덕 친절기사

"어서오세요"

친절함이 담뿍 담긴 한 마디로 갑자기 기분이 누그러진다.

동전을 넣고 서둘러 버스에 오르면 버스는 손님이 자리를 잡기 전까지 절대 출발하지 않는다. 자리에 확실히 앉으면 서서히 움직이는 버스, 운전기사의 배려로 마을버스는 이내 편안한 공간이 되어버린다. 버스 앞자리는 이제 그와 눈인사뿐 아니라 소소한 일상사까지 주고받는 어르신들 차지다. 성급히 끼어드는 다른 차량에게 경적은 울리지 않는다. 대신 슬쩍 양보할 뿐이다.

“얼마나 빨리 간다구요”

버스를 내릴 때 “잘 다녀오세요, 안녕히 가세요” 인사도 절대 형식적이지 않다.

또 형식적이면 어떨까, 듣는 사람은 이내 행복해지고 말텐데.

사람에게는 모두 자기 자신만이 가진 독특한 향기가 있다지. 석 기사에게는 친근하고 편안한 향기가 감돈다. 그걸 행복바이러스라고 부르는 건 어떨까.

그는 원래 자동차 정비사였다. 아주 오랫동안 그랬다. 양산여객에 몸담은 지는 이제 6개월이 좀 넘었을 뿐이다. 그래서인지 기자의 인터뷰를 몇 번이고 거절한다.

“제가 3년만 넘었어도 흔쾌히 할텐데요, 죄송합니다. 다른 좋은 기사분들도 많으시고” 몇 번을 허탕치고 종점까지 찾아간 기자에게 쑥스러운 듯 웃음을 짓는 석현덕 기사(41). 사람들에게 건네는 인사와 말들은 자신의 타고난 성격이라고 설명한다.

“이왕 하는 일 즐겁게 하는 게 좋잖습니까. 어르신들과도 친하고 초등학생들도 이제 제게 농담을 하네요, 허허”

한 고등학교 근처 정류장에서 그는 학생들이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 막차는 아니지만 아이들을 기다려야 한다면서. 1~2분의 시간이 흘렀을까. 승객 중 한명이 “오늘 시험 쳐서 아마 일찍들 갔을 거에요”라고 하자 그제서야 차를 출발시킨다.

그에게 승객 하나하나가 다 부모이고 자식이고 가족이다. 그가 베푸는 친절은 비싼 항공사의 승무원이 베푸는 인위적인 친절과는 달리 따뜻하고 친근한 정이 있다.

인터뷰를 안하겠다던 그에게 이것저것 묻고 난 후 이제 취재 다 끝났다고 하자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그 특유의 친근함으로 인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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