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 개표 종료와 함께 당선자와 낙선자가 가려졌다. 당락의 여부를 떠나 이번 선거에 최선을 다한 모든 후보자들에게 축하와 위로를 보낸다.기초단체장과 광역단체장, 기초의원과 광역의원을 모두 한꺼번에 뽑은 이번 선거는 후보공천과정에서부터 빚어졌던 갈등이 고소ㆍ고발전으로 이어지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을 내보이기는 했지만, 더 이상 큰 물리적 충돌은 없이 선거를 끝내 천만다행이다. 갈등의 원인이 어디에 있었던, 이제 당선자와 낙선자가 함께 손을 잡고 서로 따뜻한 위로와 축하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특히 오근섭 시장당선자에게 부탁한다. 이번 지방선거가 전국적으로 한나라당이 압승을 한 가운데 한나라당의 텃밭으로 불리고 있는 양산에서 시민들이 굳이 무소속후보를 선택한 것에 대한 의미를 깊이 헤아려 보았으면 한다. 이는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한나라당의 오만에 대한 유권자들의 심판으로 볼 수도 있고, 중앙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오로지 시민을 위한 시정을 펼침으로써 지방자치시대의 단체장다운 시장이 되어달라는 당부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2년 전, 전임자의 잔여임기를 물려받았던 당선자가 지난 2년 동안 벌여놓았던 일들을 앞으로 4년 동안에 깔끔하고 실속 있게 마무리 지으라는 시민들의 뜻이 표로 반영되었으리라는 것도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시민들의 선택에 대해 어떤 해석을 하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선이 영광이기보다는 막중한 사명과 책임을 짊어져야 하는 벅찬 짐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4년은 스스로의 자질과 능력에만 의존하지 말고 지역사회 전반에 경륜과 지혜를 구하는 겸손한 시장이 되어주었으면 한다. 시민들의 아픔을 어루만져주고 눈물을 닦아주는 겸손한 시장, 옳은 일에는 당당하고 그릇된 일에는 단호한 힘 있는 시장이 됨으로써, 시민들이 이번의 선택에 대해 두고두고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게 해주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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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5.31 지방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중앙선관위와 각 지역의 지역선관위는 불법ㆍ부정선거 척결과 공명선거 정착을 위해 남다른 애를 썼다. 또 투표참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도 온갖 정성을 기울였다. 이는 양산시 선관위도 예외는 아니어서 투표일 며칠 전부터 투표독려를 위한 홍보에 정성을 기울였고, 투표일 당일에도 일부 유권자들의 휴대전화에는 투표참여를 채근하는 문자메시지가 뜨기도 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재자 투표용지 발송에 오류를 일으킨 데 이어 후보등록 이후 사퇴한 후보자의 사퇴사실을 유권자들에게 제대로 홍보하지 않은 일로 시비에 휘말렸다. 양산시 제2선거구 광역의원 후보로 등록했던 열린우리당의 한기덕 후보가 후보를 사퇴한 것은 투표일 8일전인 5월 23일이었다. 이만한 기간이면 충분치는 않아도 이 사실을 공지하기에는 그다지 짧은 기간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투표 당일까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유권자들이 적잖았음이 투표 결과에 나타나고 말았다. 실제로 제2선거구 광역의원 투표에서 사퇴자에게 기표한 표가 무효표로 처리돼 전체 무효표가 5천863표나 되었다. 이는 당선자와 낙선자의 표차인 4천133표보다 많은 것이어서 낙선자로서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말았다. 선관위가 투표일에 투표소에 후보사퇴에 대한 게시물을 부착하기는 했지만, 이를 알리는 노력이 부족해 게시물을 보지 못한 유권자들은 사퇴한 후보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기표했다는 것이 낙선자측의 지적이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막판에 선거관리체계가 너무 허술했다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시선관위를 바라보는 마음이 안타깝기 이를 데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