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의 5.31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오근섭 후보가 당선, 재선의 영광을 안았다. 여러 가지 한계를 극복하고 오 후보가 영남지역의 철옹성을 자랑하는 한나라당 후보자를 1만2천여표 차이로 이긴 것은 ‘이변’이라 부를만한 사건이다. 다수의 양산시민들은 이번 시장 선거를 두고 ‘민초들의 저항’이라며 상기된 모습을 보였다. 오 후보가 여유 있게 당선된 것은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상승효과를 준 결과로 풀이된다.한나라당 국회의원 등을 대상으로 한 소위 ‘서화로비’사건은 결정적으로 공천탈락의 빌미가 됐지만 오히려 그가 ‘탄압받고 있다’는 동정론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지역에서 공천과정의 문제점은 ‘양산시민연대’ 결성으로 확대·재생산, 오 후보는 복이 굴러들어오는 형국이 됐다. 하지만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선거가 끝이 났지만 시장과 국회의원 간의 불화를 걱정하는 시민들의 우려가 높다. 두 사람의 불화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산적한 양산의 현안을 머리를 맞대고 함께 풀어가도 어려운 마당에 갈등이 확대되면 지역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시민 다수는 양측이 화해하길 갈망한다.그러기 위해서는 오 당선자는 취임 후 대화합의 마당을 마련해야할 것이다. 김양수 국회의원도 반성의 모습을 보이고 ‘시민연대’에 대한 고소·고발을 취하하고 ‘시민연대’도 국회의원에 대한 반감을 거두는 게 맞다.또한 시정선거 과정에서 공무원의 줄서기가 빈번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혹시 상대후보를 지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공무원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 승리자의 아량은 용서를 통해 내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다. 오 당선자는 아래로부터의 열렬한 지지로 자신이 당성됐음을 결코 잊지말기를 바란다. 따라서 독선적인 모습을 버리고 좀 더 겸허해지고 시민들의 쓴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