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동·식물이 사라진다골프는 15세기 스코틀랜드 지방에서 시작된 운동이다. 스코틀랜드는 국토면적의 80% 정도가 목초지와 농경지로 되어 있어 산을 깍아 골프장을 건설해야 하는 우리나라 실정과 처음부터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욱이 현재 1곳의 골프장이 운영 중이고, 2곳의 골프장이 추진 중인 신불산 일대는 2004년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자연생태계의 보고이다. 사업 구역이 신불산 고산습지에 직접 해당되지 않는다 해도 고산습지에 서식하고 있는 삵, 노란목도리담비 등 동물의 이동경로가 막혀 습지생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번에 주민공청회를 실시한 다이아몬드CC의 경우 사업 예정지 인접부지 내에 고산습지가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져 부지 선정 자체에 논란이 일고 있다. 멸종위기로 알려진 꼬마잠자리와 끈끈이주걱 등이 자생하고 있는 고산습지에 사업 진행 과정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지난 2003년 시가 도시계획 변경결정 신청 당시 낙동강환경유역청과 협의한 사전환경성검토에서 ‘사업예정지가 골프장으로 부적정해 재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고산습지 외에도 산을 깍아 만들어야하는 골프장 사업의 특성 상 신불산 일대 산림 훼손은 골프장 건설 과정에서 불가피한 사안이다. 신불산 일대 임야는 녹지자연도가 6~7등급(최고 10등급)인데다 보전녹지지역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어 14만여 그루가 잘려나가 생태계에 미칠 영향이 우려된다. 그레비스CC 역시 부실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업자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 보고서는 신불산을 끼고 흐르는 양산천 일대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천연기념물인 수달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의견을 담고 있지만 최근 주민들이 수달의 흔적을 찾아내는 등 부실 의혹을 받고 있다. 골프장 사업주들은 생태환경을 보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산을 깍아 골프장을 만드는 것에 대해 생태계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믿는 주민들은 많지 않다. 지하수 고갈, 식수원 오염 주민들은 골프장 건설에 대해 지하수의 고갈과 농약 사용으로 인한 식수원 오염을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잔디를 관리하기 위해 사용되는 농약이 친환경적이라는 사업주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인근 양산천을 오염시키고, 지하수까지 오염될 것이라는 주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드넓은 골프장의 잔디를 관리하기 위한 물이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주민들의 생각은 사업주들이 최소량의 지하수를 사용하고, 빗물을 이용할 것이라는 설명을 믿지 않는 것이 문제다. 우리나라는 기후 여건 상 6~9월 사이에 집중적인 강수기인 반면 잔디가 생육하는 시기인 5~6월초는 갈수기로 골프장에서 물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시기와 맞지 않는다. 또한 산림지역과 잔디지역이 저장할 수 있는 물의 양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 차이가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편 골프장 건설 주민공청회에서 “보상도 필요없다”는 주민들의 반대는 지하수를 주요한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주민들이 생존권을 보장해달라는 또 다른 표현이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