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만난 후배 교사가 너무나 힘들어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선생님, 너무 힘들어요. 아침부터 밤까지 아이들을 위해서 노력한다고 했는데도 늘 잘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음, 그렇지!” “우리 집 아이가 어젯밤 열이 40도가 넘어서 한 숨도 자지 못하고 병원에 있다 왔어요. 아이랑 있어줘야 할 것 같은데 같이 있어주지도 못하고 왔어요. 학교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일을 위해 개인적인 많은 문제들을 희생하면서 노력했다고 생각하는데도 잘 안 되니 속상해요.” 눈에 눈물이 맺혀 있다. 마음이 몹시 아팠다. 요즘 교육과 관련하여 일어나는 문제들 중 교사와 관련한 문제들을 바라보면 교육의 위기라는 생각이 든다. 문제가 어느 한 부분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총체적으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교사와 관련하여 일어나는 문제가 단순히 교권이 추락해서 그렇다고 간단히 말할 수 없는 이유는 교육과 관련한 문제가 사회적으로 논쟁이 되고 있는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체벌과 두발 규제 문제는 그러한 문제들 중 가장 대표적인 문제들이다. 학교 현장에서 직접 아이들을 대면하고 가르쳐야 하는 교사들의 입장에서 이 문제들은 매우 어렵다. 교사 각 개인의 교육철학에 따라 적절하게 선택해서 적용하면 된다고 하지만, 교육의 주체이자 대상인 학생들과 갈등에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생회를 법제화해 학교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도록 하자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어떤 결론도 나지 않은 상태다. 교육과정과 대학 입시제도도 문제다. 제도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해 교사들은 늘 불안하기만 하다. 자주 바뀌는 상황에서 교육의 방향을 설정하기가 어렵다. 올해는 이랬던 것이 내년에는 또 어떻게 바뀔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지속 가능한 교육적 실천을 어렵게 한다. 사회 구성원들의 교사에 대한 인식도 문제다. 전문성을 의심하고 부정한 교사들만을 부각시켜 모든 교사가 다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도록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교단에 서서 스스로 긍정적 가치관과 자부심을 가지도록 하는 일이 별로 없다. 교사로서 존재 가치를 느끼지 못하게 한다. 이외에도 언제든 사회적 논쟁이 될 수 있는 많은 교육 문제들이 있다. 이러한 문제들에서 교사들은 또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 그러나 교사란 배우고 가르치는 사람들이기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것을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유병준 교사 (남부고등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