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은 행위자와 그것을 받아들이는 관객사이에 교류가 있어야하고 이를 통해 이상적인 교감을 이루어 내는 분야이다. 이런 교감이 형성되지 않으면 행위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가 없고 관객은 의미 없는 공허한 울림 속에 앉아 있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이런 의미에서 지난 8일 저녁 7시 30분 양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객석 800여석을 가득 메우고 열린 양산시립합창단의 제4회 정기연주회는 일방적으로 들려주는 음악이 아니라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한 연주회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시립합창단 김성중 지휘자의 간단한 프로그램소개로 시작된 첫 번째 곡은 현대 독일 작곡가 칼 오르프의 ‘카르미나 브라나’로 합창의 힘찬 소리와 강렬한 타악기로 연주회 시작을 알렸고, 전체 곡 중에서 대표적인 5곡을 오케스트라 반주가 아닌 타악기만을 추가해 이곡의 음악적 특성과 세부적 표현을 잘 나타냈다. 특히 지휘자는 합창과 타악기 앙상블을 통합시켜며 긴밀한 연대감을 이루는 통솔력과 집중력을 보여주었다.다음으로 특별 출연한 트럼펫 연주자 유병찬의 연주로, 니니로소가 1965년에 발표한 ‘밤하늘의 트럼펫’을 힘 있는 소리로 들을 수 있었고, 휴식 후 한국 가곡 ‘고향생각’과 ‘진달래꽃’ 그리고 외국의 민요들로 후반부를 열었다. 포스터의 ‘꿈길에서’와 ‘안니로리’, ‘매기의 추억’, ‘아 목동아’ 등 누구나 학교 음악시간에 한번쯤은 불러 본 노래들을 영상과 함께해 청중이 편안함을 느끼며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다음은 양산 바르게살기협의회 목련 무용단이 부채춤으로 청중의 관심을 이끌어 내며 분위기를 바꾸었고 뒤이어 등장한 합창단은 월드컵을 연상시키는 빨간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섰다. 가요 ‘입영전야’는 트럼펫과, ‘인생은 미완성’은 하모니카와 함께 연주를 해 신선한 느낌을 주었고 ‘젊음의 노트’는 합창단 단원들의 율동이 곁들여져 청중들을 즐겁게 했다. 여기에 청중은 박수를 치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영화 ‘시스트 액터’중에 ‘I will follow him’은 남자단원 5명의 재미있는 율동으로 객석의 분위기를 뜨겁게 했다. 단지 노래만이 아닌 여러 요소를 추가해 청중과 하나 되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앙코르곡으로 영화 ‘왕의 남자’중에서 ‘인연’을 영화스크린과 함께 노래했고 마지막 곡으로는 월드컵의 분위기를 살리며 단원들이 객석으로 내려와 청중과 함께 ‘오 필승 코리아’를 부르며 ‘대한민국’을 외치는 가운데 음악회를 마쳤다.다른 음악회보다 다소 긴 듯한 연주시간이었지만 의상, 율동, 무대 배경, 조명 등 청중을 배려하고 함께하려는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기획이 돋보인 연주였다.
조용석/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