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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소 잃기 전에 외양간 고치자
‘골프장 민원’에 귀기우..
사회

소 잃기 전에 외양간 고치자
‘골프장 민원’에 귀기우려라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6/06/23 00:00 수정 2006.06.23 00:00

올해도 어김없이 장마가 찾아왔다. 연중 태양이 가장 높이 뜨고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지인 21일 저녁부터 우리 양산을 비롯한 부산·경남지역이 장마영향권에 접어들었다.

독일월드컵 한국-스위스전이 열리는 24일 새벽에도 비가 내릴 것이라는 기상예보를 보고 길거리응원을 걱정하는 이들이 적잖지만, 우리가 정작 염려해야 될 것은 장마기간 동안의 물난리와 비 피해다. 

올 여름 장마철에는 국지성 집중호우 발생 가능성이 높고 2~3개 정도의 태풍도 동반한다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양산에서는 지난해 8월 게릴라성 폭우로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된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또 평균 103mm의 폭우가 쏟아진 지난달 6일 주요 간선도로의 배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도로 곳곳이 침수되기도 했다.

우리 양산은 상습침수지역이 있어 해마다 큰물이 지면 곤욕을 치른다. 지난 2003년 9월에 경남전역을 휩쓴 제14호 태풍 ‘매미’가 우리 고장 원동면 일대를 강타해 할머니 한 분이 숨지고, 용당들녘이 온통 물바다가 되면서 딸기 시설하우스 재배단지 85ha 등 농경지 128ha가 물에 잠겼던 일은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악몽이다.

시는 연초 지난해 경남도가 지정한 우리지역의 재난취약지구 3곳(북정지구, 교동지구, 원동선리지구)에 대해 각종 풍수해를 대비한 위기대응 실무매뉴얼을 작성한다며 재난 없는 양산을 천명한바 있다. 이제 본격적인 장마철에 접어든 이 시점에서 연초의 다짐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보고 미흡한 점이 있으면 서둘러 보완해야 할 것이다.

각 가정에서도 주변에 비가 새거나 무너져 내릴 곳이 없는지를 미리 살펴 행정당국에 의존하지 않아도 될 일은 스스로 해결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철저한 대비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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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건설에 따른 민원이 좀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골프장 건설로 빚어질 문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도 이에 대한 납득할만한 대책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우선 골프장 건설로 지하수가 고갈될 것을 우려하고 있고, 골프장 잔디관리를 위해 사용되는 농약으로 식수원이 크게 오염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넓디넓은 골프장의 잔디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물과 농약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사업주 측이 물은 최소량의 지하수를 사용하고, 농약도 친환경적인 제품을 쓸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이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고 있다.

현재 4개의 골프장이 운영 중인 양산은 이미 골프장 천국이다. 그런데 또 2개의 골프장이 추가로 건설을 준비하고 있으니, 해당지역의 주민들이 이를 곱게 받아들일 리 없다. 골프장 건설을 위해서는 산을 깎아야 하고 이에 따라 상당한 양의 숲이 잘려나갈 수밖에 없으므로 친환경적인 골프장이라는 말은 애당초 성립될 수가 없는 말이다.

골프장 건설의 사업자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 보고서도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보고서에는 신불산을 끼고 흐르는 양산천 일대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수달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의견을 담고 있지만, 최근 이곳에서 발견된 배설물이 수달의 것임이 공식 확인됐다.

수달의 존재여부가 확인된 이상 당연히 지난해 2월 발효된 ‘야생동식물보호법’에 따라 양산천 일대를 야생동물특별보호구역이나 수달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 일대에 추진 중인 골프장 건설도 다시 신중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골프장 건설에 따른 세수증대, 고용창출, 지역경제 활성화에만 매달려 주민들의 하소연에 귀를 닫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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