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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여성, TV속 성공신화는 없다..
사회

여성, TV속 성공신화는 없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6/07/07 00:00 수정 2006.07.07 00:00
여성 사회진출 증가, 씁쓸한 이면

여성총리시대를 맞이한 대한민국.

하지만 여전히 여성들의 삶은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 놓여 있다. 언론에 등장하는 수많은 여성들의 성공신화들을 무색하게 하는 우리네 어머니와 딸들의 보편적인 삶은 ‘고용불안’과 ‘자녀양육’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성정책과 제도적 뒷받침이 늘 우선순위 밖으로 밀려나 있는 상황에서 ‘인식의 변화’만을 외치는 것이 양성평등을 이룰 수 있는 길이 아니라는 점에서 인식과 제도가 함께 고민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성 사회진출 증가, 씁씁한 이면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사상 최초로 50%를 넘어섰다”

제11회 여성주간을 맞아 통계청이 발표한 ‘2006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을 보면 여성의 사회진출율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속내를 한꺼풀만 들쳐보면 ‘생계를 위해 맞벌이로 내몰린 일용직 주부들의 증가’라는 결론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04년 49.8%에서 지난해 50.1%로 상승, 처음으로 50%대를 돌파했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외무고시 합격자 중 여성의 비율은 52.6%로 남성을 따돌렸고, 행정고시와 사법고시를 통과한 여성의 숫자도 급증했다.

전문직 중 여성비율도 지난해 의사 19%, 치과의사 22.2%, 한의사 12.4%, 약사 63.8% 등으로 해마다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사회 진출 지표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용의 질은 수치상으로도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여성 임금 수준은 남성에 견줘 62.6%에 그쳤고, 임시·일용직이 61%를 차지했다. 또 근속 연수는 2년 이하가 55%며 10년 이상은 11%에 불과해 이직율도 남성에 비해 1.3배 높다. 결론적으로 여성 10명 중 5명은 일을 하고 그 중 3명은 임시·일용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다.

여성노동자는 남성이 100만원을 받을 때 63만원 밖에 받지 못하며, 여성노동자 2명 중 1명은 취업한지 2년도 안 돼 해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통계로 드러난 오늘날 여성의 삶이다. 

고용불안, 자녀양육 이중고 여전

지역으로 내려오면 여성총리시대를 맞이한 여성의 삶은 여전히 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시 단위의 일반 여성의 삶을 수치화하기에는 어려운 가운데 단순비교를 위해 이른 바 ‘사회노른자위’에 진출한 여성의 수를 확인한 결과 상공회의소에 등록된 550개 기업 가운데 여성 CEO는 15명(2005년 12월 현재)에 불과하다.

비교적 여성들의 진출이 두드러진 교육계에서도 53개 초·중·고교 가운데 여성은 교장 1명, 교감 2명에 그쳤다. 전체 교직원 수에서는 여성이 앞서고 있지만 단위 학교를 책임지고 있는 수장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수치이다.

시청 공무원 역시 9급 공무원은 남 67명, 여 74명으로 여성이 많지만 6급은 남 150명, 여 19명이며 5급 이상은 남성이 43명인데 비해 여성은 1명에 불과해 직급이 높을수록 여성공무원의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취업한 여성들이 ‘과중한 양육 및 가사부담(30.7%)’, ‘양육비용(25.2%)’을 이유로 자녀를 키우는 것이 어렵다고 답했으며, 미취업 여성 역시 ‘일을 하고 싶으나 자녀양육과 가사에 전념하기 위해서(49.1%)’라며 미취업 이유를 밝히고 있어 ‘양육과 가사’가 여성 사회진출의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각종 매체를 통해 성공한 여성들의 신화가 회자되고 있고, ‘고개숙인 남자’, ‘쓸쓸한 아버지의 뒷모습’ 등을 마치 사회적인 위기인양 보도하고 있지만 정작 여성들의 삶은 인식만큼이나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통계로 드러난 셈이다.

드라마와 영화로 표현되는 여성들의 성공신화가 결국 현실이 아닌 환상이라는 점이 여성주간 11년을 맞이하는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정책적, 제도적 뒷받침이 관건

최근 저출산 고령화시대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지난달 14일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저출산 사회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양성평등정책’이 제시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연구소가 밝힌 ‘저출산 대책, 무엇이 핵심인가’라는 보고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개국에 대한 실증분석을 통해 ‘양성평등 환경조성’이 출산율 제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남녀 모두에 일자리가 평등하게 주어지고, 육아 및 가사 부담을 진 여성이 취업하기 쉬운 고용 형태가 정착돼야 출산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보고서가 가지는 의미는 양성평등정책이 비단 여성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확보하는 차원으로 이해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사회적 의무와 권한을 남성과 여성이 함께 나누는 양성평등 사회가 결과적으로 우리 다음 세대에 까지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노력이라는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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