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도시 양산에 정작 여름철 피서지가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바다를 끼고 있지 않은 양산은 풍광이 좋은 산과 함께 계곡이 시민들이 즐겨 찾는 여름 피서지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주요 계곡 등이 각종 제약으로 실질적인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양산에 알려진 피서지는 하북면 통도사 계곡, 내원사 계곡, 상북면 홍룡폭포 계곡, 웅상읍 무지개 폭포, 원동 배내골 계곡 등이다. 매년 여름이면 양산 시민은 물론 인근 부산, 울산 등지에서 시원한 여름을 보내기 위해 이들 계곡을 찾고 있지만 편의시설 부족과 열악한 도로 사정 등으로 불평을 듣기 일쑤다. 우선 양산을 대표하는 사찰이 위치한 통도사와 내원사 계곡의 경우 사찰이라는 특성이 제약으로 작용하는 곳이다. 여름에는 노출이 불가피해지면서 사찰측과 피서객들이 마찰을 빚기 십상이다. 또한 대표적인 피서지로 알려진 배내골 계곡은 지난 2000년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공식적으로는 계곡에서의 야영, 입욕 등이 금지되어 있는 상태. 매년 배내골 계곡을 찾는 수많은 시민들이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셈이다. 입장료 유료화로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홍룡폭포 계곡 역시 인근 대석마을의 간이상수도 상수원으로 사용되고 있어 유료화가 폐지될 경우 상수원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시는 홍룡폭포 계곡 무료입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정해 두고 마을 주민들과 사후 대책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웅상 무지개 폭포 계곡 역시 일대가 개인 사유지로 해마다 바가지 요금과 자릿세 등의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배내골은 널리 알리고 싶어도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며 “여름철 시민들이 찾는 대부분의 계곡이 상수원 등으로 사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환경오염 등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는 한 피서지로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뒤따른다”고 밝혔다. 또한 “계곡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다던가 노출이 심한 의상을 착용하는 것이 일상화된 여름철 행락문화가 개선되지 않는 한 전통 사찰을 끼고 있는 계곡이 피서지로 자리 잡기는 힘든 일”이라고 전했다. 한편 시는 본격적인 피서철인 7월 15일부터 8월 27일까지 특별관리기간으로 정하고, 피서지 주변 행락질서 유지와 쓰레기 투기 등을 집중 단속할 예정이다. 1급 청정수가 자랑인 시내 계곡들이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피서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상수원 보호구역, 사찰 등의 제한이 따르는 조건을 감안한 관광정책의 개발과 시민들의 성숙한 행락 문화 정착이 관건이라는 지적이다.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