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든은 궁정단원들로부터 ‘파파 하이든’이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었다. 워낙 성격이 온순하고 관대한 탓이기 때문이다. 음악적인 면과 인간적인 면 모두가 존경을 받는 위대한 음악가였지만 단 한 가지 행복하지 못한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하이든의 가정생활이었다. 그 이유는 하이든의 부인은 음악역사상 가장 최악의 악처로 평가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든은 28세 때, 세살 연상으로 가발집 딸 아폴로니아와 결혼을 하게 된다. 그녀의 성격은 못된 여자가 갖추어야 할 모든 단점들을 다 가지고 있었고, 하이든의 악보를 냄비 받침으로 쓰기도 했다고 하니, 모든 사람들에게 관대하기로 소문난 하이든 조차도 “그녀와의 결혼은 내 일생일대의 실수였다!”고 후회했다고 한다. 이런 최악의 가정생활 속에서도 하이든은 음악의 충실한 신하로서 음악적 유산을 하나씩 만들어 갔다. 그중에서 하이든의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하면 역시 100곡 이상의 교향곡이라고 하겠다. 특히 교향곡에는 재미난 에피소드들이 많이 있는데 오늘은 가장 유명한 ‘교향곡 94번 [놀람]’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로 한다. 고전시대의 음악가들은 대부분이 궁정 또는 귀족에 소속되어 그들을 위한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이든도 역시 헝가리의 귀족인 에스테르하지 후작 집안의 음악가로서 30년 동안 에스테르하지 후작 저택에서 많은 음악적 유산을 남겼다. 이 교향곡은 영국에 갔을때 흥행사 잘로몬이 개최한 잘로몬 음악회에서 연주된 작품이다. 당시 연주회에 참석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귀족들이었는데, 모든 귀족들이 음악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다. 연주회 중간에 꾸벅꾸벅 졸고 있는 귀족의 부인들이 너무 많았다고 한다. 이는 음악가로서 상당히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에 하이든 귀부인들을 깜짝 놀라게 할 작품을 만들었는데, 힘찬 1악장이 끝나면 아주 조용하고 여린 2악장이 시작된다. 음악이 조용하고 느리니 많은 귀부인들이 서서히 졸기 시작했다. 이때 조금 지나서 타악기를 비롯한 모든 악기들이 아주 강한 연주로 쾅하고 소리를 낸다. 이때 졸고 있던 귀부인들이 깜짝 놀라게 잠을 깨우곤 했는데 이 이유로 ‘놀람’이란 이름이 붙게 되었다고 한다. 조태훈(소르) / 다음 카페 ‘클래식음악감상실’(http://cafe.daum.net/classicmusic)주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