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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데스크칼럼] 오근섭 시장에게 드리는 제언..
사회

[데스크칼럼] 오근섭 시장에게 드리는 제언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6/07/21 00:00 수정 2006.07.21 00:00
소통을 넘어 동행하는 양산을

지도를 펴 놓고 필자에게 양산을 소개하던 본사 이현희 기자가 “양산은 ‘다이아몬드’처럼 생겼다”고 한다. 독자들도 지도를 한번 보시라. 그 말이 딱 맞다는 걸 알게 될게다.

지난 5.31 선거에서 오근섭 시장은 한나라당 후보를 제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그 동력을 받은 시장은 자신의 마인드를 펼쳐 보일 절호의 기회를 가졌다. 그런 시장이기에 시민들은 아직은 원석에 불과한 양산을 빛나는 다이아몬드로 가공해주길 바라고 있다.

양산 시민들에게 필자가 가장 많이 던졌던 질문은 ‘양산의 정체성은 대체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시민들은 고개를 갸우뚱 그리며 제각각 부산의 배후 도시, 물류 산업단지, 공단 도시, 주거 도시 등을 열거했다. 하지만 딱히 통일된 상이 그려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양산은 ‘종합선물세트’인가. 그럴 만도 했다. 주거지와 공단, 물류기지, 농업 등이 뒤섞여 혼란스럽다. 자연의 보고인 천성산이 있는가 하면 골프장도 3개나 된다. 제법 알려진 통도사와 환타지아, 내원사가 있지만 어디 내 놓을만한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가 풍부한 것도 아니어서 관광을 내세우기도 어렵다. 게다가 부산과 울산이란 큰 도시 곁에 있어 치인다는 느낌마저 든다.

양산 시민들이 공통으로 추구하는 가치지향적인 자산은 무엇인가. 시민들이 내 삶터에 대해 자긍심을 갖게 하는 것, 정체성이 명확해질 때 비로소 양산이 양산다워지지 않을까.

‘시장께선 일복이 참 많은가 봅니다’. 인사차 들렸다가 필자가 건넨 덕담이다.

양산을 들여다보니 실제로 그렇다. 아파트 단지 바로 옆에서 솟아오르는 공단의 굴뚝들, 무계획적으로 내질러 놓은 도로, 턱없이 부족한 주차 공간, 주민들이 시나브로 쉴 수 있는 쌈지공원도 부재다. 비만 오면 잠기는 상습침수지역, 몇 년째 지지부진하는 웅상간 연결도로, 현안이 난마처럼 얽혀있어 풀어내야 할 과제들이 한 둘이 아니다.

그런 차에 최근 오시장 주변에서 ‘3선 시장이 목표’라는 말들이 흘러나온다. 사실이 그렇다면 더 걱정이다.

그동안 지자체 선거가 낳은 폐해는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단기간에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졸속행정이 판을 쳤다. 대표적으로 번듯한 건물 따위부터 짓고 보는 식이다. 정작 활용도와 경제적 효율성, 시민들의 삶의 질과의 연계성 여부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막대한 예산과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관리비 등 혈세만 낭비한 사례를 수없이 보아왔다.

따라서 바라거니 오시장은 호흡을 길게 하길 바란다. 4년 후를 위한 시정이 아니라 8년의 로드맵을 세워야 한다. 아니 더 나아가 모든 정책의 근간을 50년, 100년 후의 미래상에 맞춰야 한다. 설령 다음 선거에서 패한다하더라도 후임자가 계속적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피가 통하지 않으면 사람은 죽는다. 사회의 괴리 현상 또한 소통 두절에서 비롯된다. 행정적으로 보자면 웅상읍민들은 양산시민으로서의 귀속감이 옅다. 소외감을 느끼는 시민들이 있다면 무엇보다 그들을 주체로 세우는 일이 우선이다.

그런 한편으론 5.31 선거 후유증이 만만찮다. 니 편, 내 편으로 갈라 치는 형국이다. 더구나 두 손 맞잡고 에오라지 양산의 미래를 논의해야 할 단체장과 국회의원간의 갈등이 수위를 넘고 있는 세간의 우려다.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임을 모르는가.

양산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으로 변모하는 중요한 시대를 지나가고 있다. 시민들은 지역과 지역, 시민과 행정이 소통하고 동행하는 양산을 원한다. 시민들은 지엽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통 큰 아량과 화해로 해원상생하는 지도자들을 보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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