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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데스크칼럼] 양산시민의 자긍심을 살리자!..
사회

[데스크칼럼] 양산시민의 자긍심을 살리자!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6/08/11 00:00 수정 2006.08.11 00:00
고분군 유물 되찾기 시민운동으로

본사 뒤편 산자락에는 거대한 봉분 여러 기가 솟아있다. 신기·북정 고분군, 양산시민신문에 첫 출근한 날 직원들에게 던진 첫 질문이 고분군에 대한 궁금점이었다.

이 고분군은 크기나 숫자로 보아 내력이 예사스럽지 않아보였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고분군이 가진 역사적 가치는 차치하고 그 속에 어떤 유물이 들어있는지가 더 궁금했던 게 아닐까. 생각이 이에 미치자 ‘도굴꾼들이 여태 그냥 두었을까’하는 불길한 염려가 일었다. 불행히도 예상은 현실이었다. 그런데 도굴꾼들보다 먼저 봉분을 훼손한 자들이 있었으니 바로 일본인들이었다.

그들은 이미 1920년에 고분군을 도굴해 국보급으로 평가하는 금동관을 비롯한 800여점의 보물을 가져가 마치 제 것 인양 버젓이 동경국립박물관에 전시, 보관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보다 반세기가 훨씬 지난 1990년 들어서야 비로소 동아대에 고분군 발굴을 의뢰했다.

그런 차에 양산시와 문화원이 일본에서 훔쳐간 ‘유물 되찾기 운동’을 펼친다고 한다. 그 반가운 소식을 들으면서 한편으로는 왜 이제사 하는 아쉬움이 크다. 왜 그런가 하니 양산문화원에서 이미 1997년에 유물 되찾기에 나섰던 적이 있다.

양산문화원 관계자들은 우선 동경국립박물관을 찾았다. 그러나 후안무치하게도 그들은 사진 한 장 제대로 못 찍게 하는 수모를 주었다. 그런 일을 당하고도 지금까지 유야무야 넘어온 게 아쉽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광복절을 맞으며 이런 발상이 나왔다는 게 우선 의미 깊다. 단순히 노는 날 정도로 치부되는 광복절, 그러나 일본은 여전히 ‘식민지 한국’의 망상을 꾸고 있다. 그들이 고분군 유물을 훔쳐간 건 단순히 유물이 지닌 물질적 가치가 탐나서가 아니다.

임나본부설, 다시 말해 가야시대부터 자신들의 조상인 귀족들이 한반도에 살았으며 그로 미루어 48년간의 침탈 이전부터 한반도가 자신들의 식민지였다는 얼토당토 않는 주장이다.

그러므로 일본 문화는 백제를 대표하는 조선으로부터 전래된 것이 아니라 본디 자신들이 한반도에 문화를 전파했다는 아전인수식 주장을 입증하자는 작업이다.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통째로 부정하는 인식에 바탕하고 있다. 아직도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억지는 결코 우연이 아니라 이처럼 철저하게 계획된 것이다. 그러므로 광복절을 맞으며 다시금 유물 찾기에 나서는 것은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되찾는 일이 될 것이다.

유물 되찾기는 이처럼 중차대한 일이기에 몇 가지 당부 드린다. 

유물 되찾기 범시민운동은 말 그대로 범시민운동이 되어야 한다. 흔히 이런 일에 마가 끼는 건 주도권 다툼이다. 서로가 주체이길 주장하며 형식과 절차에 얽매이다 보면 본질은 간데 없어진다.

이웃 부산에서 펼치고 있는 동남권국립과학관 건립운동은 두 달여 만에 10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서명했다고 한다. 또 이미 성공한 시민운동으로 꼽히는 청주시 직지되찾기 운동도 철저히 전 시민들이 총화를 이뤘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처럼 특정 단체나 관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주체가 될 때 유물 되찾기는 더 큰 동력을 얻을 것이다.

학계, 문화관계자들은 고분군 유물의 가치에 대한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고 시민단체, 봉사단체들은 실천적으로 나서서 시민들을 추동해야 한다. 또 지역 기업체와 행정은 물적 토대를 제공해야 한다. 그렇게 민과 관이 하나로 중지를 모을 때 시민이 총화 하는 성과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덧붙여 켐페인성 일회용 행사를 경계하자. 이번 일은 나라와 나라 간의 일이라 간단하게 단 시간에 이뤄질 일이 결코 아니다.

그러므로 긴 호흡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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