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여름 더위, 노인들을 위한 대책은 없었다”
올해부터 노인들의 폭염대책으로 마련한 ‘쿨링센터(cooling center)’가 제구실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의 쿨링센터는 구체적인 운영방안은 고사하고 홍보조차 이뤄지고 있지 않아 전시 행정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
복지부와 소방방재청이 올해부터 ‘폭염대책’으로 마련한 쿨링센터는 동사무소, 경로당, 은행 등을 쿨링센터로 지정, 무더위로부터 노인들을 대피시키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전국적으로 올 여름부터 실시된 쿨링센터는 경기 양평군의 경우 쿨링센터 29개소를 밤 10시까지 야간 개방해 효과적인 운영을 하고 있는 반면 시는 읍·면·동사무소 9곳과 상북면에 위치한 경로당 2곳을 지정해 놓았을 뿐 세부적인 운영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시의 경우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만6천여명을 넘지만 지정된 센터전체 수용 인원은 550여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나마 지정해 놓은 쿨링센터 역시 이동이 힘들거나 거리가 먼 노인들을 위한 배려는 없었으며, 쿨링센터 안에 노인들이 쉴 수 있는 별도의 공간조차 마련되지 않아 결국 중앙정부의 방침에 따라 형식적인 센터 지정에 그쳤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갈 곳 없는 노인들이 매일 찾고 있는 경로당은 물론 아무도 보살필 사람이 없는 독거노인들에 대한 여름철 지원 역시 미흡한 실정이다.
시는 양산 지역 220여곳의 경로당 중 냉방기가 설치된 경로당의 수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독거노인의 건강을 위해서는 안부전화가 이뤄지고 있다. 그리고 이달 초 추경에서 경로당 냉방을 위한 3억3천만원의 예산이 확보되어 비수기 때 일괄적으로 에어컨을 구입할 예정이며, 경로당 현황 파악은 이번 주 내로 마무리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그나마 올해 각 경로당에 설치될 냉방기 예산이 확보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이미 55~70만원 정도의 겨울철 난방비를 매년 2차례 지원해온 시가 여름철 대책을 뒤늦게 마련한 것에 대해 행정의 세심한 배려가 아쉽다는 반응이다.
하북정 경로당을 매일 찾는다는 손 아무개(77) 할머니는 “찾을 곳은 경로당 밖에 없어 매일 오는 데 올 여름은 유난히 지치고 힘들어서 다들 기진맥진한 상태며 이곳을 살피러 찾아오는 이도 없다”며 “내년 여름에 경로당에서 에어컨을 이용할 수 있다니 반가운 일이지만 전기세 때문에 몇일을 켤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시 관계자는 “노인복지를 위해 노인장수수당을 지급하고 지난해 각 경로당에 온열치료기를 설치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한정된 복지예산때문에 220여곳의 경로당에 냉방비까지 지원할 수는 없지만 노인복지회관 설립 등을 다양한 방안을 통해 노인들을 편안하게 모실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