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11시 30분경 통도사 경내 원주실 부근에서 작업을 하던 굴착기가 실수로 기름 파이프를 건드려 여기서 흘러나온 기름 일부가 통도사 계곡으로 흘러 들어가게 된 것. 흘러나온 기름은 순식간에 기름띠를 형성하며 계곡으로 빠르게 퍼졌다.
사건이 발생하자 통도사측은 신문지 등을 이용해 기름을 흡수하는 임시방편을 쓰는 한편 하류로 더 이상의 기름이 흘러가지 않도록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흡착포로 기름을 제거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통도사 내부에서 공사를 진행 중이던 한 관계자는 "기름이 계곡으로 흘러나간 것을 알고 신속한 조치를 취했다"면서 "유출된 기름이 소량인 만큼 환경오염 등 추가 피해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통도사 관계자도 "사고가 발생하자마자 즉각 종무소로 연락이 왔다"며 "하류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던 피서객들에게는 안내방송을 통해 기름 제거 작업이 진행되는 두 시간 가량은 물놀이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통도사측이 밝힌 신속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기름유출 사고로 인해 통도사 천왕문 부근 계곡 일대에 약 2시간가량 휘발성 기름 냄새가 진동하는 등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부산에서 가족과 함께 통도사를 찾았다는 김 모(45)씨는 "물놀이를 즐기던 중 갑작스러운 기름 냄새와 안내방송을 듣고 깜짝 놀라 물에서 나왔다"며 "기름이 많이 유출되지 않았다니 다행이지만 깨끗한 자연을 위해서도 다시는 이런 사고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