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풀이 굿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지난 16일, 오근섭 시장과 시민연합 대표 17명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무더기로 불구속 기소되자 저자거리에서 나온 반응이다. 시민들은 가뜩이나 불편한 오 시장과 김양수 국회의원에게 이 일이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지 않을까 염려하는 것이다. 두 정치인은 양산의 미래를 담보해야 하는 책임과 의무를 진 지도자들이다. 오 시장은 양산의 미래와 직결되는 모든 정책을 입안, 실현하는 단체장이다. 그의 선택과 결정에 따라 양산시민들의 미래가 좌우될 수 있으니 그 막중함을 새삼 말해 무엇 하겠는가. 의원은 나라의 미래를 고심하는 선량이다. 각종 입법 활동과 정부 정책을 평가하며 나라 살림살이를 심의, 의결한다. 그런 한편으론 측면에서 양산시정을 후원하는 든든한 버팀목이기도 하다. 이처럼 23만 양산시민들이 그들에게 부여한 임무는 엄중하다. 그러므로 이들은 에오라지 시민들에게 갈충진성, ‘다 닮아 없어 질 때 까지 헌신’해야 하는 머슴들이다. 이들이 밤낮으로 머리를 맞대면 양산시의 성장엔진은 그야말로 동력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시민들의 이런 바람과는 상관없이 현실은 정반대로 치닫고 있다. 한 때 한나라당호에 동반 승선해 한 솥 밥을 먹던 한 식구였던 그들이 서로를 향해 총질을 해대는 형세이다. 유탄에 맞은 일부 시민들까지 분열되는 양상이다. 이들의 이전투구 이면에는 5.31 선거의 앙금이 근원이다. 지자체 선거를 눈앞에 둔 시점에 오 시장이 국회를 방문, 의원들에게 서화 몇 점을 건넸는데 이 일이 언론을 탔다. 결국 자신이 몸담고 있던 한나라당에서 탈당해야 했던 오 시장은 김 의원 진영에서 언론에 흘려 자신을 궁지로 몰아넣은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반면 김 의원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오 시장 측에서 내세운 탈당의 변이 ‘자신과 당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며 고발 운운하는 사태로 비화됐다. 일견 이해는 간다. 한나라당 공천이 곧 당선인 영남에서 공천은 커녕 탈당까지 해야 했으니 거진 익혀 놓은 재선을 향해 내달리던 오 시장의 심정이 오죽했으랴. 또 김 의원 입장에서 보자면 자신이 공천한 후보가 당선 보증수표인 영남에서 그야말로 몇 안 되는 낙선자가 됐으니 체면을 구긴 셈이 됐다. 그런 저런 연유로 두 지도자가 마주보고 돌진하는 형국이라 애꿎은 건 시민들이다. 우리는 개인의 영달에 집착하는 지도자들로 하여 역사를 후퇴시킨 뼈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멀리 갈 것 없이 동상이몽을 꾼 김영삼, 김대중이 대통령 후보 단일화에 실패 하므로써 결과적으로 군사독재정권을 연장시키는 역사적 오류를 범하지 않았던가. 그로인하여 엄혹했던 시절을 견뎌낸 국민들은 더 좌절했으며 영호남 민중들의 갈등만 심화시키는 폐해를 맛 봤다. 시민들이 작금의 사태를 우려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 시장은 승자이다. 그러므로 대승적 관점에서 김 의원을 포용하고 예우하기 바란다. 김 의원 또한 자신의 지역구민을 법정에 세웠다는 오해로 마음 불편하기 이를 데 없을 것이다. 서로 저자거리에 오르내리는 말들로 상처받고, 상처주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서로가 상생하고 시민을 하나로 묶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초등학교 때 배운 제 낟가리 벼를 기꺼이 들어 서로의 낟가리에 보태느라 밤을 지 샌 형제의 우애를 시민들은 실화로 보고 싶어 한다. ‘모든 권력은 시민’에게서 나옴을 명심하기 바란다. 편집국장 한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