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아이들로부터 ‘선생님은 어떤 신문을 보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쉽게 답을 하기보다는 ‘너희들이 생각하기에 어떤 신문을 볼 것 같니?’라고 되물었다. 아이들은 진보적인 신문 하나를 말했다. 그래서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또 물었더니, 선생님이 평소 시사적인 문제와 관련해서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그 신문과 통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중에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이들의 질문은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아이들의 질문은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를 묻고 있는 것이었다. 또, 얼마 전 아이들이 느닷없이 한·미 FTA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왔다. 쉽게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라 머뭇거리고 있었더니, 반대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고 한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물어보니 신문과 방송을 보고 반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아이들이 던지는 질문에 세상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를 깊이 고민하게 된다. 인터넷 시대에 종이 신문의 위력이 과거와는 달리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위력적인 매체이기에 어떤 신문을 보는가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양산의 지역신문에 대해서 아느냐고도 물었더니 안다고 답하는 아이들이 별로 없다. 그러면 자신이 알고 있는 신문을 들어보라고 했더니 거의가 전국 단위의 신문 이름만을 댄다. 아이들의 이러한 대답에서 지역신문이 더욱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신문 하면 중앙 일간지라고 하는 조선, 중앙, 동아만을 떠올리는 것에 안타깝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이들 신문을 읽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자신이 현재 살고 있는 지역의 삶을 다루는 지역신문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교육에서 신문을 활용한 수업이나 학습의 중요성은 꾸준히 증대되어왔다. 그러나 신문이 세상을 보는 창이라고 한다면 정보나 지식 습득 수단으로만 여길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하는 지방자치 시대의 주인공이 될 아이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전국 단위의 신문이 지역의 문제를 객관적 시각으로 바라보도록 한다고는 하더라도 지역민으로서 주체적 시각을 가질 수 없도록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신문의 중요성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 신문은 전국 단위의 신문들과 달리 지역의 문제를 주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아이들에게 지역신문의 독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유병준교사 / 남부고등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