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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창간기념인터뷰]“아이들의 마음, 기다리면 열려요”..
사회

[창간기념인터뷰]“아이들의 마음, 기다리면 열려요”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6/09/01 00:00 수정 2006.09.01 00:00
■ 어버이의 마음으로…교단에 서다 이영욱 전교조 양산지회장 (2005년 1월 14일, 63호)

“아이들의 마음은 어떤 어른들보다도 순수해요. 단지 서투르게 포장해 야수처럼 보일 뿐이죠. 아이가 마음을 열 때까지 기다리세요. 내가 다 열지 못하더라도 다른 선생님이 마저 열수 있도록 말이죠”

“저의 첫 발령지가 산청에 한 분교였어요. 제사 때만 되면 신문지에 싸서 들고 오는 떡, 김장철 엄마 몰래 가져 오는 김치... 이게 아이들이 저에게 보내는 사랑의 메시지였어요. 요즘 교권이 상실되고 있다며 고민하는 일부 교사들은 아이들의 따뜻한 눈길을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예요. 그런 현실이 안타깝죠”

전교조 양산지회 이영욱 회장은 과거를 회상하며 말문을 열었다.
이 회장은 지난 2004년 12월, 경쟁자 없이 단독 출마해 유효투표 96.9%라는 압도적인 찬성표를 얻어 당선된 양산 최초의 여성 지회장으로 1년 8개월 동안 양산전교조를 책임져 왔다. 20년의 교직생활 중 10년 동안 전교조 활동을 해 온 이 회장은 바쁜 자신으로 인해 ‘혼자 도는 바람개비’라는 별명을 갖게 된 두 딸에게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진다고 전했다.

“어느날 큰 딸이 학교로 울면서 전화를 했더라구요. 준비물을 챙기지 못해 담임선생님께 꾸중을 많이 들었다며 준비물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을 하더군요. 저도 수업 중이라 ‘잘못에 대해 책임지는 방법을 배워라’며 거절했어요. 그 때가 고작 초등학교 2학년이었는데.. 하지만 이것을 계기로 스스로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별할 줄 아는 현명한 아이로 성장했어요. 기특할 뿐이죠” 

성적만으로 아이를 판단하는 교육현실을 바꿔야 된다고 말하는 이 회장은 교육철학에 대해서는 의외의 답변을 한다. 

“저는 교육을 모릅니다. 그저 이 아이들을 제 자식이라 생각하고 잘 보살핀다면 제 딸들도 저와 같은 교사 밑에서 올바른 교육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뿐입니다. 이게 바로 제가 지치지 않고 즐겁게 교직생활을 할 수 있는 큰 힘이 됐죠”

마지막으로 “아이들의 마음은 어떤 어른들보다도 순수해요. 단지 서투르게 포장해 야수처럼 보일 뿐이죠. 아이가 마음을 열 때까지 기다리세요. 내가 다 열지 못하더라도 다른 선생님이 마저 열 수 있도록 말이죠”라며 교사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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