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이 전 생애를 통틀어 만든 교향곡의 작품은 모두 9개이다. 물론 머릿속에 스케치한 교향곡까지 합치면 10개지만 마지막 10번 교향곡은 머릿속에 담아둔 채 땅속에 함께 묻혀 버렸다. ‘만일 10번 교향곡이 완성 되었다면 지금까지 만든 9개의 교향곡은 한낱 미미한 가치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베토벤은 말했다고 한다. 필자는 베토벤의 9번 교향곡이야말로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교향곡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9번 교향곡을 아주 작은 가치로 전락시킬 정도의 교향곡이라니 나의 짧은 머리로는 도저히 베토벤의 위대한 생각을 알 수 없을 것 같다. 한때 ‘10번 교향곡의 미완성 악보가 발견되었다’하여 잠깐 세상을 놀라게 한 적이 있지만 주제부의 작은 스케치에 불과했으니 음악사적으로 큰 의미는 없었다. 아무튼 베토벤이 남겨둔 9개의 교향곡은 후대의 많은 음악가에게 모범적인 교과서였고, 동시에 큰 산맥과 같은 존재였다. 오늘 소개할 7번 교향곡은 베토벤이 귓병으로 거의 들리지 않을 시기인 1812년에 완성이 되었다. 이 해는 나폴레옹이 러시아 원정에 참패한 해이기도 하며, 차이콥스키의 유명한 1812 서곡 작품의 기념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이 7번 교향곡이 나오기까지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귀가 들리지 않는 베토벤은 피아노 덮개를 열고 막대를 줄에 대고 그 진동을 느끼면서 작곡했다라는 이야기와 피아노의 다리를 모두 잘라 마루바닥에 밀착 시킨 뒤 귀를 마루에 대고 피아노에 울리는 진동으로 작곡했다’ 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정설은 아니다. 이처럼 귓병으로 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이 교향곡의 리듬은 베토벤의 전 교향곡 중 가장 화려하고 변화무쌍하기로 유명하다. 특히 1악장과 4악장의 선율과 멜로디는 마치 무곡을 연상시킬 정도로 화려가기 그지 없다. 그리고 2악장은 영화 ‘쉰들러 리스트’에 삽인되어 많은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9개 교향곡 중 제목이 붙어 있는 4개의 교향곡을 제외한 교향곡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교향곡이 바로 7번 교향곡이기도 하며, 이 교향곡은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초연 때 대 성공을 거두었고 앵콜로 2악장이 연주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