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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추억의 목마를 만나다
사회

추억의 목마를 만나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6/09/08 00:00 수정 2006.09.08 00:00
20년째, 리어카 목마 끄는 신영각 할아버지

 "말 태워주는 할아버지요? 맑은 날이면 항상 나오세요. 요즘 저런 리어카를 보기란 정말 힘들죠. 꼬마 아이들도 신기해하고 어른들도 옛 추억에 한 번 더 쳐다봐요. 추억의 리어카 정감가지 않나요?"

남부시장 옷가게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혜진(26. 중부동)씨는 매일 오전 11시가 되면 가게 앞의 누군가를 기다린다. 화창한 날이면 매일 오전 11시, 6마리의 말이 달린 리어카를 끌고 남부시장 입구에 나타나는 신영각(80)할아버지다.

리어카 할아버지는 이미 남부시장을 오가는 사람들이면 모르는 사람이 없고 단골 꼬마 고객도 꽤 많은 유명인사다. 20여년전 정년퇴직을 하고 아들이 당시 50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사준 리어카는 이젠 나이를 많이 먹어 삐거덕 소리를 내지만 그에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물이자 시민들의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향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요즘 애들이 저런 리어카 어디 가서 구경이나 할 수 있겠어요? 엄마 어릴 적 최고의 놀이기구였던 스프링 말을 우리 아이들도 탈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죠. 정말 80년대에 리어카 할아버지가 오면 동네 아이들이 물만난 고기처럼 얼마나 좋아했다구요" 

노환으로 귀가 잘 들리지 않는 할아버지에게 종이에 적어 이것저것을 묻자 할아버지는 리어카를 '기특한 녀석'이라고 말한다. 8년 전 부산에서 양산으로 온 할아버지는 범어와 신도시에서 장사를 하다가 몫 좋은 남부시장에 자리를 잡은 건 5~6년 전이다.

"옛날에는 장사가 참 잘됐어. 그런데 놀이방이 생기면서 애들이 잘 안보여. 한번 타는데 500원인데 밥값이랑 차비 빼면 본전인 날이 많아. 그래도 이 기특한 녀석 때문에 용돈 벌이 해왔는데 이제 와서 놀릴 순 없잖아"

앞으로 기력이 남아있는 한 항상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용돈도 벌면서 시민들의 옛 추억을 떠올려 주고 싶다는 신 할아버지.

휴일 아이들과 놀이공원을 가기보다 한 번쯤 어릴 적 추억을 전달해 줄 수 있는 남부시장의 리어카 할아버지를 찾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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